괜찮냐고 물어봐 줘서 고마워
재연
난 뻔히 안괜찮은지 알면서
괜찮냐고 묻는 새끼들이 제일 싫어
그냥 할 말 없으면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말든가
태구
난 말야 안괜찮은지 뻔히 알면서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
그래도 고맙다 물어봐 주고
- 영화 <낙원의 밤> (2021)
안녕하세요
순보 입니다.
초등학교 때 하교 후 집에 돌아오면
엄마가 제일 먼저 물어봐주는 말이
”오늘은 무슨 일 없었어?“
“즐겁게 친구들하고 놀았니?”였습니다.
지금까지도 엄마가 제일 많이 물어보는 말이 있다면
오늘 하루는 별일 없이 괜찮은지
안부를 묻는 말인것 같습니다.
영화 <낙원의 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혼자’ 입니다.
불치병을 앓고 있다거나, 교통사고로 죽는다던가 해서
모두가 가족 또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잃고
혼자가 되어버립니다.
영화의 영어 부제인 No safe haven은
제목인 ‘낙원’과 대비되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낙원, 안전한곳이 없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영화에서는 주로 회색빛 톤의 무드가 이어지고,
햇빛이 쨍한 장면 또는
완전히 어두운 밤이 되는 배경은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밤’에 일어나는 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낙원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밤’이란 어떤 모습일까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전한 곳 없이,
기댈 곳 없이 떠도는 이들은 밤을 어떻게 버텨낼까하고
혼자여서 외롭고, 안식처가 없는 주인공 두명이
서로 괜찮냐고 물어봐 주는 장면,
그 밤이야 말로 낙원의 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상처를 회복하는 방법을 알게되고,
상처를 회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더 이상 상처받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위 안식처를 잃어버리고 혼자가 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괜찮은지 먼저 물어봐 줄 수 있는 밤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먼저 안부를 건넬 줄 아는 용기로
누군가는 낙원의 밤안에서
평온해 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