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케이크의 맛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잃지 않았던 모든것

by 순보

일요일 오후, 두 사람은 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다.


149p, 두 사람의 대화는

나지막한 주파수처럼 커졌다가 작아지길 반복한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므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개인적이고 일상적이며 어쩌면

자기자신에게만 의미있는 이야기들.

그러나 때때로 그는

그녀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158p, 하지않아서 좋았던것,

하지 않았으므로 그가 지킬 수 있었던 것,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잃지 않았던 모든것.

케이크의 맛은

그 모든것을 한꺼번에 응축시켜 놓은것처럼

아주 진하고 깊다.


- 완벽한 케이크의 맛, 김혜진 (2023)




안녕하세요

순보 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날씨가 되면,

특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이 되면

유독 진해지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바닐라 라떼가 맛있었던

주택가 골목길 모퉁이 카페와

두번째 이별을 했던 24시간 카페 3층의 새벽

차갑게 내뱉었던 숨결이

더 짙게 떠오르게 되는것 같아요.


누군가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슬퍼서

안과 밖을 뒤집을 수 있는 문어 인형처럼

안과 밖이 뒤틀려 버릴것만 같은


하지만 헤어져서 더 이상 못보게 되더라도

서로 나누었던 대화들이 가죽처럼 남아서

다른 새로운 만남에서

나를 지켜줄꺼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나의 고민거리가 더 이상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작은 조각 케이크 한입에 녹아져 있는 진한 맛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서

그사람을 지킬수 있었던 것들에 대해

잃어버리지 않도록, 잊지않기 위해 노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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