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수현 May 22. 2024

혼자 웃음을 몇번씩 꾹 눌러 참았다

문화도시 박람회 × 춘천마임축제 D-9

박람회가 준비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매일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매일매일 새로운 장면들이 생기지는 않는다. 우리의 현장은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어지러운 책상 위, 모니터가 아니면 회의 테이블, 대부분 수화기를 붙들고  전화를 하거나(연애하는 사이도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하진 않을 것), 회의와 회의 사이 문서를  정리하거나(다들 회의 직전까지 일에 몰입하느라 키보드에서 손을 못 떼고 약속시간을 넘기기 일쑤), 효과적인 진행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이 적절할지 누군가에겐 불쾌하지 않을지 점검하고, 예상치 못하게 닥쳐올 문제에 대해 대안을 찾고, 문서로 만들고, 합의하고, 검토하고 결정하는 일들이다. 최고의 결정은 아닐 수 있으나, 최선의 결정은 될 것이다.


한번은 회의할 공간이 없어 모두의살롱 효자 라운지(부엌 공간)를 빌렸는데, 커뮤니티룸(바로 옆 공간)에서 생활문화 동아리 선생님들의 바이올린 연습이 있었다. 구슬프고 구슬픈 초보들의 초연이 우리의 진지한 목소리를 뚫고 새어나와(개막식 의전 얘기였음) 혼자 웃음을 몇번씩 꾹 눌러 참았다.


오늘은 프로그램북의 인쇄를 넘겼다. 나래 콘텐츠 피디님이 요며칠간 활자와 텍스트와 교정과 수정과 재가공과 기나긴 싸움을 했다. 우리는 다같이 박수를 쳤다(함께 훠궈도 먹었다). 프로그램북은 우리의 자랑이다. 그간 수많은 책자, 콘텐츠 형태로 만들고 취합해 온 춘천의 저력이 담겼다. 크레딧에 한 명 한 명 이름을 쌓으며 참 많고 많고 많고도 많은 생각을 했다. 많고 많고도 많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