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박람회 × 춘천마임축제 D-1
저는 중도를 처음 찾는 모든 분들께 중도 끝자락에 남은 하중도생태공원을 꼭 가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제가 그곳에 처음 갔을 때의 감상을 꼭 들려드리고, 예전 중도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고, 예전에는 이 땅 전체가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중도에서 행사를 하는 게 옳은지, 그른지, 이곳이 아니면 어디서 하는 게 옳았는지, 우리가 이 자갈밭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것을 기억해야 하는지 말하는 모든 과정들이 우리가 이곳에서 박람회와 마임축제를 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시작된 일임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첨예한 대립도 분쟁도 없이 허물어져 버린 중도의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공론장이 저는 건강하게 느껴집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말하지 않게 되었잖아요. 세대 간에도, 계층 간에도, 학생은 학생끼리, 지역은 지역끼리, 서로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입을 닫아버린 시대에 이렇게 각자의 입장과 시선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문화로서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스쾃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장 은유적인 방식으로요. 잠깐의 점유로 지역사회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행사의 성패 여부를 떠나 너무나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이 행사를 위해 저는 진심으로 일했습니다. 이 경험은 앞으로 저의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한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문화도시 박람회가 시작됩니다. 관계자 행사 외 일반관객의 입장과 공식 개막행사는 내일 모레 금요일에 펼쳐집니다. 저는 현장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여러분과 중도에서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