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공장에서 인공지능과 우리의 미래를 보았다.
나는 현재 스마트폰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넘었다.
이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 회사인 ‘A사’ 스마트폰의 카메라 모듈과 3D 인식 모듈을 생산한다.
(이제부터 편의상 모듈을 부품이라 칭하겠다)
이 부품은 손톱 크기보다 작지만 수많은 공정 과정을 거친 후 완성되며 부품이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작업은 설비에 의해 진행된다.
이곳에서 일하는 대다수 작업자의 역할은 자신이 배정받은 공정 설비에 전 공정에서 넘어온 부품 혹은 공정에 필요한 재료를 넣은 후 설비를 동작시키고 설비가 동작하고 있는 동안 오류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나는 전체 공정 중에 맨 마지막 공정에 배정받았고 이곳에서 하는 일은 모든 공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부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곳이다.
이 공정은 대략 3단계 검사 과정을 거치는데, 1단계는 검사 설비에 의해 검사가 진행된다.
모든 공정을 거친 후 완성된 제품은 검사 설비에 들어가고 설비에 들어간 부품의 모든 면을 이미지 촬영한 후 불량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이미지만으로 모든 불량을 판정할 수 없는 기계적 한계로 인해 검사 설비가 판정하지 못한 부품들은 2단계 공정으로 이미지와 함께 전달된다.
1단계는 검사설비에 의해 자동으로 불량 유무를 판정하는 단계이다. (출처 - 픽사베이)
2단계 공정은 검사 설비가 판정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 불량으로 의심되는 이미지를 이곳 검사원들이 모니터링하며 수동으로 판정하는 일을 한다. 1단계 검사설비가 원격으로 보낸 불량의심 이미지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화면에 띄워지고 검사원들은 이 이미지들을 보며 불량 판정을 진행한다.
검사설비에서 의뢰한 불량 의심 이미지를 검사원에 의해 수동으로 판정하는 2단계에서 조차 불량 판정 판정이 어려운 부품들은 3단계 검사 공정으로 넘어가게 된다.
2단계는 기계가 판정하지 못한 부품 이미지를 보며 검사원이 수동으로 판정하는 단계이다. (출처 - 픽사베이)
3단계 검사는 1,2 단계에서 이미지로 검사를 진행했다면 이곳에서는 검사원들이 문제의 부품을 직접 현미경을 통해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이 공정에서 3단계 검사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양품(합격) 판정된 부품만이 비로소 스마트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3단계 검사원이 현미경을 통해 정밀 검사를 하는 단계이다. (출처 - 픽사베이)
하지만 검사가 주 업무인 이 공정에서 내 업무는 검사가 아니었다.
나는 앞서 설명한 1, 2, 3단계 검사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양품 판정된 모든 제품을 전산에 입력하는 업무를 하였다. 아마 여러분이 A사 스마트폰을 최근 구입했다면 그 스마트폰 안에 내 손을 거쳐간 부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8월부터 생산된 모든 부품(3D 인식 모듈)을 내가 전산에 입력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일하는 공장은 스마트폰 부품(카메라 모듈/3D 인식 모듈)을 생산하는 공정이고, 내가 배정받은 공정은 부품을 최종 검사하는 마지막 공정이었고, 내가 하는 일은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양품(합격) 판정받은 모든 부품을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일이었다.
나름 이 일이 복잡하고 하는 일도 많아서 정신없을 때가 많긴 하지만 내 적성에 맞는 일이었는지 빨리 배우고 적응해가고 있었다. 제일 좋았던 건 내가 공장에서 그토록 끔찍하게 생각하는 단순 반복 작업의 지루함이 상대적으로 다른 일에 비해 적어서 너무 좋았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격주로 주/야간이 바뀌고 하루 12시간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공장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고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이 업무(전산)를 계속할 수만 있다면 나는 1년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계산하고 입력하고 체크하는 일이라 육체적으로 힘들지도 않았다. 나는 이 일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2020년 12월 21일)을 기준으로 대략 일주일 전,
야간 근무를 투입하자마자 이 공정의 넘버 투(조장님)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통보를 받았다.
통보 내용은 즉슨, 이제부터 나를 2단계 검사 공정(이미지 수동 판정)으로 나를 보낸다는 것이다.
지금 2단계 검사 공정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을 내가 지금 하는 전산 업무로 투입시키고 나보고 그분이 했던 일을 인수인계받아서 하라는 통보였다.
너무 갑작스러운 통보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 일을 해본 적도 없을뿐더러 업무 인수인계 기간도 시간으로 따지면 이틀(?) 정도밖에 못 받아서 아직 업무파악도 제대로 안 된 상태로 나는 내일부터 그 공정에서 전에 있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옛날 같았으면 갑작스러운 통보와 이 황당함에 불같이 화를 내면서 강력하게 불만을 쏟아 냈겠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그냥 하라면 하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기로 다짐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현재 새로 계획하고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3월까지는 꼭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전 얘기도 없이 갑작스럽게 공정 이동 통보를 받은 그 순간 ‘빡(?)’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간신히 내려놓고 그냥 ‘알겠다,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2단계 검사 공정 관리자에게 내 업무를 4일간 인수인계하고 난 후 이틀간 2단계 검사 공정 일을 인수인계받았다. (인수인계도 그 관리자에게 받은 것도 아닌 새로 배치된 공정의 일반 작업자에게 받았다.)
(출처 - 픽사베이)이때까지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이 공정에서 인공지능 기술과 우리의 미래를 어렴풋이 보게 될 줄은,
1. 인수인계 첫날, 나는 공정 업무보다 공정 시스템에 더 관심이 생겼다.
나는 무슨 일을 새로 배울 때 새로운 일을 배운다는 기대감과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무슨 일이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열정적으로 배움에 임한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살짝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를 조금은 믿기 때문에 그쪽으로 보냈으리라 좋게 좋게 생각하고 새로운 일을 한번 제대로 배워보자고 마음먹었다.
그 공정에서 가장 오래 일한 일반 작업자에게 전반적인 업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시작하였고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 반 정도만 이해했지만 그냥 ‘오오~ 네네~ 아아~’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해하는 척 넘어가고 있었다.
열정적으로 배우겠다고 다짐하긴 했지만 내 몸과 마음이 안 따라주는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대략 부품의 불량 유무를 자동으로 판정하는 검사설비가 판정하지 못한 제품 이미지를 보고 작업자들이 수동으로 판정을 하는 곳이다.
5평 남짓 공간에 책상과 컴퓨터 그리고 모니터가 일렬로 나열되어 있고 모니터에는 특정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었고 실시간으로 검사설비에서 보낸 불량 의심 제품 이미지가 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 작업자들은 프로그램에 의해 띄워진 이미지를 보며 어떤 버튼을 누루고 있었다.
그 버튼은 실시간으로 전달된 판정 의뢰 제품에 대해 판정 결과를 누르는 버튼이었다.
버튼은 총 4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합격과 불량 그리고 이 공정에서 조차 판정하기 애매한 제품을 3단계 정밀(현미경) 검사를 의뢰하는 버튼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화면에 띄워진 이미지를 다른 모니터에 확대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버튼이었다.
이곳의 업무는 쉽게 말하면 이미지 판정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된 제품이 불량인지 아닌지 대략 10초 안에 판정을 하는 곳이다. 판정 프로그램 사용법과 검사 기준을 숙지하여 눈앞에 보이는 이미지가 합격품인지 불량품인지 판단하면 되는 업무이다.
하지만 나는 검사원보다는 관리 쪽에 포커스를 둔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일반 작업자와 마찬가지로 이 공정에서 사용하는 판정 프로그램과 검사 기준 숙지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 업무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했다.
내가 새로 간 공정은 설비가 판정하지 못한 불량 제품 이미지를 보면서 버튼으로 판정하는 곳이었다. (출처 - 픽사베이)
이곳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과 해결방법 그리고 여러 가지 업무 문서를 작성할 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업무를 가르쳐주는 작업자는 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검사설비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검사 설비가 판정할 수 없는 제품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이 공정 프로그램을 통해 원격 전송되며, 이 이미지를 보고 바로바로 검사원들이 수동으로 판정을 내려줘야 문제의 제품이 들어있는 부품들도 같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략 한 세트에 700~800개씩 제품을 하나로 묶어서 모든 공정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한 묶음에 있는 제품에 대해 판정이 느려지면 같은 묶음에 속한 나머지 제품들도 그 판정이 처리될 때까지 다음 공정으로 가지 못하고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1단계 검사 설비로 자동으로 판정하는 공정과 내가 앞으로 속하게 될 2단계 이미지 수동 판정 공정은 실시간으로 상호 연동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고 원격으로 지속적인 업무 데이터 송수신 및 업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로, 전 공정(1단계) 업무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했다. 그래야 문제가 생겼을 때 그쪽 관리자에게 요청하여 문제 해결이 가능하며 반대로 1단계 공정 관리자가 나에게 어떤 문제 해결을 요청할 때도 내가 문제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업무를 알려주는 작업자는 이 공정에서 오래 일해서 이쪽 업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는데 이분도 일반 계약직 사원이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판정 프로그램이고요, 사용방법은 블라블라~ 이럴 때는 이런 버튼을 누르면 되고요~블라블라~ 이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됩니다~”
뭐 대충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나서 업무에 대해 점점 알아가기 시작했는데 아까부터 내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학습’이라는 단어였다.
그래서 나를 알려주는 작업자로부터 업무에 대한 설명을 듣던 도중 한 가지 질문을 했다.
“1단계 공정의 검사설비가 자동으로 제품의 합격 여부를 판정한다고 하셨는데 제품의 불량 유형과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모델이 바뀔 때마다 자꾸 그 기준과 여러 예외적인 상황과 변수가 존재할 텐데, 기계가 이걸 어떻게 알아서 판단하는 거죠?”
그분의 대답은 이랬다.
“검사 설비가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학습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나의 ‘감각’과 ‘열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검사 설비가 ‘학습’을 한다라.. 그래서 다시 되 물었다.
“학습을 어떻게 하는 거죠?”
“거기까지는 우리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겠네요”
“그러면 이 프로그램은 누가 관리하나요?”
“다른 업체에서 관리합니다”
“그러면 프로그램이나 전체적인 시스템에 대한 매뉴얼도 그 외주업체가 제공했겠네요?”
“맞아요.”
“그러면 그 업체에서 제공한 매뉴얼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그거 보고 공부 좀 할게요”
“지금까지 설명은 다 이해한 거 맞으시죠?”
“네.. 어느 정도 업무파악은 된 것 같습니다. 저 매뉴얼 보면서 공부 좀 할게요”
나는 이곳에서의 업무보다 시스템에 더 관심이 생겼다. 기계가 “학습” 한다는 말을 듣고 난 후부터.. 그래서 대충 이해한 척 둘러대고 판정 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체가 제공한 시스템 매뉴얼을 보기 시작했다.
역시 내 예상은 적중하였다.
불량을 자동으로 판정하는 검사설비의 프로그램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었다.
그 매뉴얼에는 기술적으로 자세한 설명보다는 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사용법 위주로 서술되어 있었지만 그 매뉴얼에는 분명히 적혀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어 학습한다는 내용이..
시스템 개발 업체에서 제공한 시스템 매뉴얼로는 내 호기심과 궁금증을 100% 해소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는 지식 안에서 지금 배우는 시스템을 연결해서 혼자 상상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시스템의 흐름부터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간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판정하는 메커니즘까지..
나는 인공지능 전문가도 아니고,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항상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지식한에서 그리고 내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나의 경험의 범주 내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말해보겠다.
2. 인공지능 기술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바로 ‘학습’이다.
인간과 기계의 차이점은 무수히도 많이 있겠지만 인간과 기계의 지능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나는 한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학습’을 하지만 기계는 공장에서 태어날 때 처음 입력된 알고리즘에 의해 죽을 때까지 똑같은 지능과 기능을 유지한다.
여러분은 태어날 때 흰 백지장과 같이 태어났다. 말도 못 했고, 자전거도 못 탔으며, 심지어 걷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이가 점점 들면 들수록 언어를 배우고, 예절을 배우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여러 지식 습득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점점 자신만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간다.
여러분은 태어날 때부터 바로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를 할 수 있던 것이 아니었지만 스스로 학습을 통해서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처 - 픽사베이)
하지만 기계는 어떤가?
계산기를 예로 들어보자.
계산기는 계산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계산기가 공장에서 처음 찍어서 나올 때부터 더하기 빼기 등 정해진 계산 기능(알고리즘)이 탑재된 상태로 태어난다.
그리고 계산기는 다양한 계산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계산기가 시간이 지난다고 갑자기 언어를 배우거나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출처 - 픽사베이)
그냥 처음부터 정해진 목적에 맞는 기능 및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평생 정해진 일만 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모든 기계들이 이러한 원리로 동작했다.
그래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려면 하드웨어를 바꾸던지 프로그램을 사람이 직접 업데이트해줘야 한다.
여러분의 휴대폰과 컴퓨터가 자꾸 업데이터를 하라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스마트폰이 아무리 똑똑해도 갑자기 스스로 이런 기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만들어내거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업데이트 하지 않는다. 사람에 의해 새롭게 기능을 만들고 수정하고 이를 기계에 새로 주입시킬 뿐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란 이러한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 논증 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이다. (출처 : 위키백과)
그러면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고 지각하고 논증하고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답은 바로 우리 인간의 뇌에 있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의 신경세포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눈, 코, 입, 귀, 혀, 피부 등 통해서 외부 감각 정보(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를 수집하여 뇌로 보내게 된다. 눈으로 보는 시각정보와 귀로 듣는 청각정보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각기 다른 외부 감각정보는 뇌의 특정 영역으로 나누어져 각 영역의 뉴런에 의해 정보가 처리되게 된다.
하지만 1000억 개의 뉴런이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만 해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어떤 것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의 뉴런과 100~1000조 개의 시냅스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 픽사베이)
예를 들어 여러분의 영어공부를 하면서 각 뉴런에 영어 알파벳 정보를 하나씩 처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각 뉴런이 영어 알파벳을 가지고 있을 뿐 A만 가지고 있는 뉴런이 AIR, APPLE 등의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여기서부터 우리 뇌의 핵심 기능이 나온다.
오감을 통해 외부 감각 정보가 들어온 1000억 개의 뉴런은 서로 연결망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로 연결된 뉴런끼리 정보를 공유하며 어떤 개념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A, P, P, L, E 라는 알파벳을 각각 가지고 있는 뉴런이 연결되면서 APPLE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비유가 적절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처럼 학습된 외부정보의 조각을 가진 1000억 개의 신경세포 뉴런이 서로 연결망을 맺고 엄청난 정보를 처리하고 서로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어떠한 개념과 지식, 그리고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뇌의 신경세포 뉴런과 뉴런 사이 연결되는 지점을 '시냅스'라고 부르고 100조 개의 우리 뇌는 100조 개의 시냅스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 픽사베이)
우리는 우리가 사는 환경 속에서 무언갈 배우고 학습하는 경험적 범주 내에서 생각하고 인식한다.
어릴 때부터 수능과 국영수가 인생에 매우 중요하다고 배워왔기 때문에 우리는 수능이라 하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인식하게 되고, 똥이 매우 더럽다 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똥을 더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환경적 틀에서 박혀있는 사람은 타인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사회에서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개를 잡아먹는 우리를 외국에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종교적 교리와 사상으로 무고한 사람이 죽고 죽이는 중동을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며, 일부 다 처제 문화가 남아있는 국가를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들만 나열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다는 말이다)
갑자기 논점이 흐려지는 말을 하긴 했는데 어쨌든 이렇게 인간의 학습하는 과정을 그대로 모방하여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리고 인간이 학습하는 과정은 오감을 통해 수집된 외부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세포 뉴런들이 거대한 연결망을 만들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데이터’이다.
우리 인간도 무언갈 학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책이나 인터넷 강의 혹은 누군가의 가르침에 의해 학습하게 된다. 많은 책을 보고 학습을 오래 할수록 새로운 지식은 더욱 명확해지고 확실해진다. 인공지능도 우리와 똑같다.
학습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고 학습, 예측, 추론을 더욱 잘하게 된다.
학습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데이터'이다. (출처 - 픽사베이)
한 가지 예로 한국 중학생 평균 키를 알아본다고 가정했을 때 하나의 중학교에 있는 학생들의 키 데이터를 구해서 평균을 내는 것과 서울 전체 혹은 전국의 중학생 키 정보를 수집해서 평균을 내는 것 중 어느 것이 정확한 평균이 나올까?
당연히 데이터가 많은 쪽이 정확한 결과를 산출한다.
몇 년 전 우리를 충격 속에 빠뜨린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서 보았듯이 알파고는 인간이 오랜 세월 축척 한 바둑 노하우인 16만 개의 바둑 기보를 학습시켰고
알파고에 적용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스스로 학습하고 바둑에서 이길 수 있는 최적의 수, 정확한 수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알파고’의 압승이었다.
최근 인터넷과 네트워크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모든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연결되어 엄청난 정보의 바다가 만들어졌고 우리는 원한다면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를 클릭과 터치 몇 번으로 검색하여 습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인공지능도 방대한 데이터의 바닷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발전되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꽤 오래전에 나오고 관련 기술이 개발되어 왔지만 발전 속도에 진전이 없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핵심인 학습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기술적, 환경적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튜브, 구글, 네이버, 카카오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킬 수 있는 환경과 반도체 기술, 슈퍼컴퓨터, 양자컴퓨터 등 데이터 처리와 연산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면서 인공지능 시대는 이제부터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 르네상스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에 적용되는 기술과 방법론은 무수히도 많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론과 개념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핵심은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학습 능력을 모방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내가 일하는 이 공정에서도 이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었다.
1단계에서 검사 설비가 모든 부품의 동, 서, 남, 북, 위, 아래, 옆면을 이미지로 촬영한다.
이 촬영된 이미지를 통해 합격품의 이미지를 학습할 것이고, 불량 이미지를 학습할 것이다.
불량 유형이 너무 많고 수많은 예외상황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학습을 한다고 해도 100%로 합격/불량 여부를 판별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내가 볼 땐 90% 이상을 잡아내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시스템이 판별하기 힘든 제품은 작업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수동으로 판정이 이루어지고 이 판정 결과 정보는 또다시 시스템에 전달되고 또다시 학습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 시스템은 점점 더 정확하고 빠르게 판정하게 될 것이다.
내가 처음 일을 배우로 이 공정에 왔을 때 공정 중앙에 왜 서버들이 저렇게 많이 배치되어 있는지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생산 공정에서 이렇게 많은 서버가 왜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여기의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의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저 서버들은 분명 본 시스템의 핵심 코어 역할을 하면서도 하루에 생산되는 몇십 만개의 부품의 모든 면의 이미지와 합격과 판정 결과 이미지를 학습하기 위한 이미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을 것이다.
3. 과연 이 시스템이 모든 작업자를 대체하는 날이 오게 될까?
만약에 이 시스템의 불량 판정률이 거의 100%에 가까워진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았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현재 이 공정에서 일하고 있는 작업자의 90% 이상이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필요가 없어진다는 말은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가 다른 한 명의 작업자에게 검사 설비가 판정하는 결과가 정확하나?라는 질문을 했다.
작업자는 “가끔 판정 결과가 어이없고 멍청할 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비록 이 시스템이 멍청한 판정을 할때가 많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멍청한 실수를 반복할까?
내가 듣기로 이 시스템이 공정에 적용된 지 얼마 안 됐다.
초기 단계에서 여러 시행착오와 오류 수정을 해야 했을 것이고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적은 데이터로 학습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처음 이 시스템이 공정에 도입되고 지금까지 몇 년간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했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의 유아 수준이었겠지만 지금은 제품의 90%를 이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판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시스템이 판정하지 못하는 나머지 10%를 위해 작업자가 필요하지만 나머지 10% 마저도 곧 시스템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빠른 시일 내에,
(출처 - 픽사베이)
기계의 장점은 쉬지 않고 24시간 가동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간보다 연산속도가 훨씬 빠르고 한 번에 많은 양의 일 처리가 가능하다.
기계의 폭발적인 생산성 때문에 산업혁명 이후 세상이 빠르게 발전된 것이다.
하지만 기계는 기존에 학습능력이 없었다. 정해진 기능 범위 내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일을 했지만 그 이외의 예외상황과 변수에 대해 대처를 전혀 할 수 없었다.
스스로 발전할 수 없는 한계점을 지녔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인공지능 기술로 극복하고 있다.
쉬지 않고 24시간 학습하고, 빠른 연산과 일 처리를 할 수 있으며, 감정 기복이 없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실수가 거의 없는 이 공정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과연 인간이 경쟁상대가 될까?
내가 이쪽에서 오래 근무한 관리자에게 물어봤다.
"예전에는 이쪽 공정에 사람이 얼마나 있었나요?
그 관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도 마세요, 사람이 아주 바글바글 했었어요. 지금의 3배는 넘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공정이 자동화로 바뀌게 되면서 사람들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자동화로 바뀌었다 해도 공장일이란 것이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여러 가지 변수와 예외상황이 있고, 기계가 처리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 3분의 1이 일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배우면서 느꼈듯이, 언젠가는 나머지 3분의 1의 작업자들도 불필요해질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빠른 시일 내로
그리고 이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로 자금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비용과 도입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리스크에 대한 비용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이 빨리 도입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스템의 효율성이 입증된다면 모든 공장들이 너도나도 도입하게 될 것이고 수많은 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장, 농장 등 1차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학습이라는 강력한 능력을 기반으로 모든 영역에서 쉬지 않고 학습한다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게 될 것이고 더 이상 노동시장에서 인간이 설 곳은 사라질 것이다.
조금은 무서웠다. 인공지능이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소식과 뉴스를 종종 접하고 했지만 내가 일하는 곳에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까 더욱 인공지능에 대한 경각심을 체감하게 되었다.
시대와 상황이 변해감에 따라 인간 또한 그에 상응하게 변화하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많은 직업을 대체하게 되더라도 새로운 직업은 계속 생겨날 것이므로 너무 걱정하는 것은 과잉 반응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이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예측 가능한 선에서 점진적으로 발달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발전 속도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그리고 기계가 절대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의 지능과 학습능력이 장착되는 순간,
인간의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을 무너뜨렸고,
인간 중에서도 머리가 잘 돌아가는 부류들이 일하는 월스트리트 안에서도 가장 뛰어난 600명의 트레이더가 한 달 동안 처리해야 하는 일을 3시간 만에 처리하기도 했으며,
1차 산업 직군뿐만 아니라 의사, 약사, 변호사, 교사 등의 전문직 또한 서서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안 그래도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인터넷과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 펜데믹 (C-19 바이러스)까지 겹치면서 기술 발전 속도에 부스터를 달아버린 상황이다.
어떻게 미래가 펼쳐질지 전문가들 조차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만큼 현재는 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할 것이고, 우리는 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시대에게 변화를 반 강제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이제는 수능 공부만 죽어라 하고, 자격증과 어학시험공부만 죽어라 한다고 해도 더 이상 미래에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
여러분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공부를 해서 얻은 직업의 거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이 더 잘하게 될 테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빠르게 눈앞에 다가온 변화의 소용돌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걸까?
솔직히 답은 없다. 그리고 아직까지 아무도 그 답을 모른다. 그저 예측만 할 뿐이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그 해답을 찾는 일이 아닐까?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이 아닐까?(출처 -픽사베이)
인공지능 르네상스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계속 도태되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앞으로 이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사람 간 소통이 줄어들고 관계가 고립되고 있다고 한탄하고 슬퍼한들,
지금 길거리나 어딜 가더라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대화도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시대가 되었다.
어차피 우리가 미래를 우려한다고 해도 미래의 변화를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앞으로는 그 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인간 역사에서도 유래가 없을 만큼 기괴한 사건들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갑자기 크게 한 대 얻어맞더라도 헤드기어 정도는 준비해놓고 맞는 것이 좋은 게 아니겠는가.
나 또한 급변하는 시대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지금 맨몸으로 맞으면 내 몸이 못 버틸 것 같기 때문에 나는 헤드기어와 맷집을 점점 길러서 버텨낼 것이다.
(출처 - 픽사베이)혹시 아나? 내가 이 무서운 미래와 변화라는 놈을 정복할 날이 오게 될 수도 있을지..(허언증)
여러분 중에서도 누군가 미래를 선도하는 인재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