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학생에게
- 나태주-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을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그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스스로가 얼마나 반짝이고 있는지,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그 아이들을 볼 때, 나는 괜스레 눈물이 난다.
이 귀하디 귀한 아이들이 나에게 와서,
반짝이는 영혼을 선물로 주고는 홀연히 떠난다.
그 홀연함이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나는 여전히 어렵다.
내가 주고 싶었던 마음을 주기 바빴던 나,
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못했던 나,
뒤늦은 후회가 가슴을 친다.
그래도 이 말은 꼭 해줄걸 그랬다.
"인생을 살다 보면,
잘못한 일도 없이 힘든 일을 당할 때가 오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 말은 어쩌면,
아직도 인생이 어려운 나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된다.
힘든 일이 다가와 무너뜨리더라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어른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다시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꼭 이야기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중학생으로서의 마지막 한 해를 남겨 놓은 내 아이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