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의 종류 (1)
석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로 만든 도구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저번에 이야기 했듯 최초의 석기는 자연 그 상태의 돌 이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석기란, ‘도구로 사용된 돌’이라고 정의 하는 것이 좀 더 정확 할 것이다. 돌 자체를 석기로 보고 그 가공방법이나 가공형태를 두고 구분하는 것이 석기의 종류를 이해 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
사실 석기는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온 도구이다. 흔히 삼시대 구분법에 의해 석기, 청동기, 철기로 인류물질 문명의 발달 시기를 구분하는데, 각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철은 기원전 2000년 경에 처음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으니 대략 40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청동은 그보다 더 열악해서 지역에 따라서는 아예 청동제 도구는 전혀 나오지 않고, 석기 이후에 바로 철기 유물이 나오는 곳도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현대의 역사구분에서는 삼시대 구분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지역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시대구분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류 초기에 석기를 사용했던것은 어느 지역에서나 동일하다. 그리고 그 기간은 대략 전체 인류 역사의 99%에 해당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인류의 역사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즉 현생인류를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라 고인류를 포함하는 모든 인간종에 대한 역사라는 것이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현생인류 외에도 도구를 제작 할 수 있는 지능에 도달한 인간종은 여러 종류가 있었고 석기 또한 각 인간종을 거치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현생인류는 약 30만년 전에 처음 지구상에 출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이 시기는 이미 석기가 사용되기 시작한지 300만년이 흐른 뒤다. 인류의 구분에 대해서는 석기와 따로 다루어야 하는 문제이니 석기에 집중해보자.
석기라고 뭉뚱그려 이야기 하고는 있지만 사실 구석기니 신석기니, 주먹도끼니 찍개니 하는 것들로 구분된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다 똑같은 석기 같은데, 고고학자들은 찍개만 해도 약 50여개의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가장 큰 분류라고 할 수 있는 구석기(뗀석기)와 신석기(간석기)는 제작 기법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대부분 구석기와 신석기를 단순한 시대 구분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돌을 갈아서 도구를 만드는 제작방법이 후대의 것이기 때문에 선후관계를 갖는 것이다. 인류가 신석기 시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여전히 깨서 만든 종류의 석기들이 나타나고 동시기에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신석기 시대라는 구분은 사람들이 돌을 갈아 도구를 만든다는 기술이 생겨난 이후의 시대 라는 뜻이지 갈아만든 도구를 사용하는 시기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이것은 후대의 청동기 시대에도 해당한다. 청동제조기술이 개발 된 이후의 시기이지, 신석기가 사용되지 않는 시대가 아니다.
여하간 깨서 만든다와 갈아서 만든다로 크게 분류를 한 이후에도 세부분류를 할 수 있다. 깨서 만든다를 어떻게 깨서 만드는가, 어디를 깨서 만드는가, 심지어 깨서 무엇을 만들었는가 등으로 더 분류를 하게 된다. 그것이 유전자학과 더불어 인류 역사의 99% 차지하고 있는 구석기 시대 안에서 인류는 어떤 진화 과정을 겪었는지에 대해 설명 하는 가장 유효한 연구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