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렬이 발생한 목재입니다. 할렬은 벨 할(割)자에 찢을 렬(裂)자를 사용해 목재가 갈라지거나 쪼개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진을 보면 목재 표면에 미세한 일자 크랙이 많이 발생한 걸 볼 수 있는데, 이걸 표면할렬 (surface check)이라고 합니다.
목재가 건조될 때 공기와 접하는 표면은 빠르게 건조되고, 접촉면이 적은 내부는 상대적으로 습한 상태로 남아있게 됩니다. 표면이 건조되며 수축하고, 표면과 내부 사이에 응력이 발생합니다. 이 응력이 목재 강도를 넘어서면 작은 크랙들이 생기게 됩니다.
표면할렬은 참나무류 제재목에서 많이 나타나고, 판목재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판목재는 수축률이 높은 접선단면의 비중이 높은 목재이기 때문이지요. 할렬은 주로 방사방향을 따라 나타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수축이 많이 일어나는 변재 쪽에 표면할렬이 더 많이 나타난다고 알고 있는데, 위 사진에선 심재 쪽 크랙의 수가 더 많아 보입니다. 물론 이미 할렬이 너무 많이 발생한 목재라 변재 심재 구분이 의미가 없는 수준인 것 같긴 합니다.
이렇게 할렬이 많이 발생한 목재는 판매용으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구조적으로도 불안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으니까요. 땔감으로 쓰거나 마감, 도료 등의 테스트용 나무로 사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목재를 대패질하던 중 이런 할렬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재의 할렬이 공방장의 지갑과 마음에도 할렬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