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by 순정

일주일 전 영상을 찍다

튀어나온 철못에 걸려 넘어졌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장렬히 핸드폰을 구했다.


스마트폰의 무사함을 확인한 후

사람들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밀려오는 쓰라린 통증

이미 왼쪽 무릎의 옷은 구멍과 함께 붉게 물들고 있었다.

오른쪽 무릎을 확인하기 위해 무릎에 손을 얹는 순간

왼쪽 손등 움푹 패인 여러 군데의 홀들이 너덜너덜

슬라이딩하는 순간의 참혹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도 왼쪽 손등은 울퉁불퉁 볼 상사 나운 모습이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문다.

7일의 시간은 상처 주변을 간지럽히고 있다.

나으려는 신호이다.


한 달이 지나면 움푹 패인 홀은 평평해질 것이다.

두 달이 지나면 약간의 흔적만 남을 것이다.

세 달이 지나면 흔적은 먼지처럼 가벼워 보일 것이다.

네 달이 지나면 이 글을 보면서 나의 상처를 떠올릴 것이다.


상처는 아물고 기억은 영원할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나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었다.

한창 우즈베키스탄 한국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으나, 축제를 준비하는 전국의 우즈베크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있었다.


5월 초 축제 준비

두 가지 이유로 무산되었다.

첫째, 5월 그네 언니의 방문

둘째, 세월호 사건이었다.


그 당시 난 그네 언니를 원망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파견되어 근무할 초창기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가끔 무선 와이파이가 잡혀야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그 일이 지금 큰 울림으로 다 갈 올 줄 생각도 못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간지러움을 지나 흔적을 남긴 후 기억으로 남는다.

2015년 2016년 이 아닌 2014년 오늘이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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