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논문은 어디쯤 있을까?

by 순정

박사 수료 후

연구소 간사와 조교 활동을 하면서

삶을 연명해 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려고 결심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언제나 즉흥적이지는 않지만 쭈그려 고민하지 않는다

한번 꽂히면 그것만 보이고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학교에 있는 동안은 논문을 쓰는 척했으나

학교를 떠나 중국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유럽으로 동남아시아로

훌훌 떠돌아다니다 보니 논문도 훨훨 날아가버렸다


재수 1년

대학 2년

잠시 장사

편입 1년

대학교4년 _잠시 학비를 벌기 위해 2년 휴학

석사 2년 6개월

임용고시는 않았다

박사 2년

박사 수료 기간 그때부터 지금까지

박사 수료생

아주 잘 우려먹고 있다


누구의 말대로 가방 끈만 늘리고 있었다

나름 경험을 쌓았다고 하고 싶지만 뭐 그다지 내세울 경력이 없다

물론, 이력서에는 휘황찬란하게 역설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논문은 어디쯤 가고 오고 있을까


지지부진 뭣도 아는 것 없는 중생

하라는 대로 해서 끝내버리는 것이 답이었다


잔머리 쓰다 제대로 당했다

이놈의 논문은 말이지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훨훨 비문만 판을 치고 있다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논문이여

종지부를 찍길 진심으로 바라고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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