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한다... 우선

by 순정

책꽂이를 멍하게 바라보다

순간 눈에 들어오는 두 권의 책

제목 안에 '마흔'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우연치고는 참 재미있네

순간 책을 꺼내 들었는데 희미하게 먼지가

헉......... 오랫동안 건들지 않는 책이구나....

반성한다

먼지가 쌓이게 방치함에

나의 게으름에....


한 권은 심리학 책으로 패스

한 권은 산문집이라... 다시 펼쳤다


헉........ 마흔 나이에 가능한 것들이었어

이 책을 까겠다고 쓰는 글은 절대 아니다

나와 다름에 놀랐고....

마흔이 뭐길래....라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다


마흔 이전 참 답답하게 살았구나

지은이를 위로한다

그리고 나를 돌아본다


난 해야 할 말은 하고 살았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아주 오래 전의 기억까지는 없지만

고등학교 시절 내가 할 일에 당당했기에 떨렸지만 앞에 나섰고

대학교 시절 선배고 뭐고 자신의 일을 남에게 미루고 팀 과제를 제대로 하지 않는

선배들에게도 지랄(?)을 했다


대학원 조교를 하면서도 교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았다

아니다 싶으면 이야기하고 필요하다면 요구했다


본인들이랑 다르니 피곤했을 것이다

대충 넘어가면 좋을 것들을 꼭 건들고 넘어가니 짜증도 났을 것이다

그래도 아닌 것을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다

3초간의 시간도 나에게는 필요 없었다

그냥 싫으면 아니다 싶으면 얼굴에 표가 났다

숨길 수 없었다. 왜 숨겨야 하는지도 몰랐다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이들에게 인기를 받을 이유가 없다


문제를 걸고 넘어가니.... 귀찮을 수 있으나....

해야 할 일을 하니.... 짜증은 날 수 있지만 욕을 먹은 적은 없다

맡은 일은 제대로 하니 오히려 일이 끊이지 않고 들어왔다


아주 당연하지만 작은 일부터

먹고 싶은 메뉴는 눈치 본 적이 없이 시켰다

술을 권하는 분들에게 No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이야기를 했다


뒤에서 욕을 하고 화를 내는 일이 성격이 맞지 않는다


의리나 사명감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냥 성격이다


비로소 가능한 그 모든 시작이 마흔이라고

이상하다

난 10대에도 20대에도 30대에도 그리고 40대에도 그랬는데


마흔이 나이가 무슨 벼슬이란 말인가

그때는 안되고 지금은 되는

좀 이상한데

나이가 벼슬이 되고 자격이 되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20대 후반 20대 초반 후배들에게 내가 경험한 20대 초반을 이야기했다

마흔이라고 다 맞는 것도 아니고 다 가능한 것도 아니다

내가 살아온 만큼 경험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절대 옳고 그름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 경험

나는 그랬어 너는 어때?


라떼는 말이야 가 아니라...라떼는 그랬어.... 너는?

꼰대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이 나이가 되면 가능하겠지라고 참고 버티다... 터져버리니

꼰대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그때가 안되면 지금도 안된다

그때가 되면 지금도 된다

아니 그때는 가능했던 게 지금 안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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