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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관한 영화 아닌 이야기

영화 '에듀케이션'

by 순정

2009년 문화콘텐츠 박사과정 시작

뉴욕 뿌리 재단과 MOU 체결

재미동포 청소년 모국 문화탐방을 기획

팀장으로 10박 11일 동안 100여 명의 학생들과 대한국 전국 각지를 탐방

낯선 한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5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의 심한 장난으로 1번 병원을 간 적은 있으나,

안전사고 없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였다.


해외봉사활동을 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전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학생들과 1박 2일 문화축제를 준비하면서

안전사고 없이 진행하였다


영화제 스태프, 전시 도슨트로 활동하면서도 사고는 없었다

언제나 안전하고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사고는 아차 하는 순간이 아니라

방심하는 순간 일어난다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해서는 안된다


영화 에듀케이션 프로듀서로 활동

저예산 독립영화 특성상 직함이 있으나

프로듀서로서 일 이외에도

현장에서 닥치는 대로 분장도 하고, 엑스트라 출연도 하고

조명기사도 되고, 더운 여름 있었기에 에어컨 선풍기도 켜고, 끄고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


위험한 촬영에 있어서는 여러 번의 시뮬레이션으로

배우가 다치지 않도록 여러 방향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마지막 촬영에 있어서 남녀 배우가 다툼이 격해지는 씬이 있기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준비했다

모든 스태프가 총동원하여 조금 더 나은 영상이 나올 수 있도록

합도 맞췄다.


여러 번의 촬영으로 모두가 지치면서 촬영 예상시간을 훌쩍 넘겼다

모두가 지쳤다

지친 상황에서 안전에서 여기저기 설치한 장치들이 걸리적거리고

화면에 자꾸 잡히면서 계속되는 NG로

모두가 지치고 아차 하는 순간이 오고 말았다

안전장치를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했다

쿠션으로 붙여둔 스펀지를 제거하고

더 이상 힘을 줄 수가 없어

내 자리를 남자 스태프에게 넘겼다

힘껏 문을 밀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지치고 손바닥은 얼얼한 상태에서

나의 실수로 다시 촬영하는 일은 없도록 하기 위해

자리를 바꿔고 역할을 바꿨다


안전장치가 제거되고

모두가 지치고

빨리 끝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포지션을 바꾸고 촬영하는 순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잘하자고 외치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연을 했다

그렇게 모두가 안전사고에 대한 방심을 한 순간


그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사고가 발생했다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달렸다

새벽이라 응급환자가 많아서 일까

빠르게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장의 남아있는 일을 처리도 해야 했다

감독과 조연출이 있기에

다시 촬영 현장으로 갔다


촬영 현장으로 가려고 응급실을 나왔다

주차장에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스태프였다

본인의 실수로 배우가 다쳤다고 생각하니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몰라하며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에게 아무리 괜찮다고 한들

그게 들릴 것이며, 절대 괜찮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문적인 인력도 필요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방심'이었다

방심하는 순간

에이 설마 하는 순간

사고는 발생한다


내가 5년 동안 프로그램을 하면서 100여 명의 학생들을 인솔하면서

목이 쉬도록 외치고 화내고 엄하게 대한 이유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못내 아쉽고 안타깝고 아팠다


영화 종영을 앞두고

이 사고에 대해 배우와 감독이 글을 올렸다


나 역시

한 순간의 방심으로 벌어진 사고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반성문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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