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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호, 나의 아들

A Sun/陽光普照

by 순정
66.JPG 잔상이 오래 남는 컷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휴가를 내고도 가지 못한 영화제

(갔어야 했어... 이제는 아니 지금은 코로나로 못 갈 줄 진정 몰랐었네 그때는)

영화제에 갔다면 반드시 봤을 영화

대만/중국 중화권 영화는 언제나 1순위


2019년에는 내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에듀케이션이 1순위였겠지만


최근 휴스턴 영화비평협의회 최우수 외국어상 수상 소식으로

이미 상견니와 경계선의 남자 이후 넷플릭스 찜한 대만 영화


시작과 동시에 5분? (정확하지 않다. 다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는 스타일이라...(지금은 후회막심)

스포가 중요할 때도 있어... 눈 찔금... 입틀막.... 어금니 꽉.....

그렇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머지 150분(상영시간 155분: 이 정도는 돼줘야 영화 볼 맛이 나지~)은

먹먹한 가슴을 끝나는 순간까지 안고 가야 한다


마음이 쿵쿵 내려앉는 순간도 있어 멈춤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분명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첫씬 빼고~)


여름에 태어나 태양을 쫒는 나에게

뜨거운 태양이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다


동남아시아 캄보디아를 선택한 이유도 태양 때문이다

태양이 가장 뜨거운 시간

통창으로 되어 있는 공간에서 언제나 태양을 맞이했다

(한 달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했다)


우즈베키스탄 추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겨울도 따뜻하고 여름은 그야말로 나의 천국이었지

40~50도가 넘나드는 날씨(50도가 넘으면 일을 쉬어야 한다)

자주 넘은 듯 하지만 공식적으로 50도를 넘긴 적은 없다


습하지 않기에 나무 그늘만 들어가면 상쾌하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나에게는 잠깐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있었다


하오는 끝내 그늘을 찾지 못했다

하오는 동물원이 아닌 식물원으로 향해야 했다

억지스럽지만 그늘을 만나기 위해서....


sun.jpg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아호, 나의 아들의 한국어 번역 제목은 참으로 일반적이다.

부모에게 자식(아들)의 존재 의미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A Sun/ 陽光普照

영어 타이틀과 타이완 원제목을 본다면...

태양(햇빛)을 쫒는 태양(햇빛)을 피하려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본 대만영화 중(가장 최근에 본 마이미씽 발렌타인)을 비롯해서

유일하게 아버지가 존재하는 영화였다


대만영화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대만 드라마 想見你 포함)

아버지의 부재였다.

남색대문, 청설, 구월풍, 영원한 여름, 여친남친, 타이베이 스토리, 나의 소녀시대,

마이미씽 밸런타인 그리고 상견니까지

지금 떠오르는 영화만 우선 적어보았다


아버지의 존재 유무가 어떤 의미일까?

영화 메인포스터이기도 하지만 상징적인 씬이기도 하다

나무(숲) 그늘을 지나 힘들게 정상에 오른 부부를 맞이하는 것은

강렬한 태양과 어긋난 행동이지만 부모의 사랑을 적나라게 보여주었다


사랑이란 단어보다 더 큰 의미 있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22.JPG


다른 영화(위에서 언급한 영화)에서는 들을 수 없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인생은 도로와 같습니다
빨간불에 멈추고
파란불에 엑셀을 천천히 밟고
차분하게 운전하면
인생이라는 도로는
평탄하고 안전할 겁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언제나 실수는 아는 것을 외면할 때 다가온다


인생 안전 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운이 잔상이 오래 남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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