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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일상
4개월 만에 TV ON
아카데미 시상식이 불러온 변화
by
순정
Apr 27. 2021
4개월 만에 TV On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Off 한 것은 아니다
세상이 시끄러워서
코로나만으로도 꺽꺽 되는 세상에
정치판은 멍멍 짖어대고
작고 소중한 생명들은 힘 없이 사라지는 세상
TV를 Off 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지만
조용한 세상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암흑과 적막이 필요한 시기였다
캄보디아에서 전기세가 외국인에게는 10배 이상 비싼 이유로 최대한 낮에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움직였다
밤을 암흑을 제대로 느끼면서 11시 취침 새벽 4시 기상하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 생활을 4개월 정도 하게 되어 어둠이 친숙해졌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에너지 절약 차원은 아니었으나 자연스럽게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들여진 건 감사하다
한국에 와서도 최대한 해가 있을 때 책을 읽고 밤에는 어둠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
OTT 넷플릭스로 인해 드라마나 예능도 굳이 방송 시간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아 예능은 완전히 끊었다
그나마 보던 나PD 예능도 저번 시즌으로 끝
이번 시즌은 외국인이 출연한다기에 노관심
내가 해외에서 생활해 본 결과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너무 국뽕 풍기는 내용에 전혀 감흥이 없음을 넘어 짜증이 나더라
TMI 이놈의 넷플릭스로 인해 어제 오스카 시상식 라이브로 보다 리모컨으로 되돌리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순간 움찔했다
이래저래 4개월 만에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기 위해 유튜브로 볼 수도 있었으나 오늘만큼은 TV On 큰 화면으로 보고 싶었다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인스타 라이브로 봤다
그것도 새벽 시간에
아무리 생각해도 왜 내가 역사적인 봉준호 감독 수상 멘트를 폰으로 새벽에 보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시간이 변경된 것일까
도대체 왜?
SNS에 남겨진 글을 보고 알았다
2020년 2월 9일에 했다는 것을
2020년 2월 한 달 뒤 코로나로 온 세상이 초토화되기 전 나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었다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다.
10년 전 일은 생생하다 못해 집요할 정도로 기억을 하면서 어떻게 1년 2개월 전의 일을 기억조차 못한단 말인가
글을 쓰는 행위 SNS에 흔적 남기는 것이
꽤 괜찮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열심히 기록하고 남겨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게으름이 생각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TV ON에 대한 변명이 너무 길었다
나에게도 TV 프로그램 일 뿐인 아카데미 시상식이지만 이날만큼은 국제 스포츠 경기를 보듯
응원하고 싶었다
(좋은 일 없는 이 시국에 스포츠 경기도 열리지 못하니 이렇게라도 대리 기쁨을 느끼면 좋지 않겠는가)
물론 윤여정 배우의 수상 소감으로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같은 링에서 결투를 벌인 것이 아니니 경쟁자가 아니라는 것 모두 각자의 링에서 승리자라는 것
승자만이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멘트라고 생각했으나 곱씹어보니 내가 영화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이 영화가 많은 이들에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으나 상을 받고 최고가 되고자 하지는 않았다
힘들게 고생해서 나온 결과물이 만남을 갖지 못한 채 사라질까 걱정을 했을 뿐이다
덤으로 영화제에 초대받고 상을 타는 것은 그야말로 감사한 일이었고 운이 좋았던 것이다
그렇게 2년 후 극장 개봉을 한다는 소식이 가장 기뻤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찍은 저예산 독립영화 미나리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관객이 찾아주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을 것이다.
덤으로 상을 받으니 더 좋았겠지만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에 대한 무게가 무거울 수는 있으나 그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이 60을 예전 손석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뉴스룸에서도 강조하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왜 자꾸 60을 강조하는지 60은 젊다는 의미로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아마 이런 뉘앙스였을 것으로)
60 사람의 기준이 다르니
47년생인 윤여정 배우에게는 60은 참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
60(육십)까지 악착 같이 살아보자는 다짐을 하지 않았을까( 나만의 해석)
안소니 홉킨스 수상소감 인스타그램 캡쳐
앤서니 홉킨스 배우가 37년생이구나
노장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었구나
다시 TV는 OF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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