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씹어먹다 시월을 다 보내 느낌
다른 달보다 더 빠른 느낌은 분명 느낌이다
시간은 언제나 같은 간격으로 움직이고 있다
쥐꼬리만 한 비용을 받고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2달
노는 것보다 낫겠다 싶어 시작한 일
좋아서 하는 일은 받은 비용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부자는 아니다)
서른 초반 대학원 박사 수료(논문은 못 썼다)
1억이 나의 통장에 찍혔다
그 후 돈 벌기를 그만두었다
1억 지금은 전셋값도 안 되는 돈
(당시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직 한 번의 강산도 변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하나둘씩 갖고 있는 학자금 융자도 없이
(학부시절 융자 갚느라 6개월을 꼬박 돈을 벌었다)
빚이 없다는 것도 좋고
남들 다 있는 신용카드 하나 없는 것도 좋고
물론 집도, 차도 없었다
그랬기에 모을 수 있는 돈이었다
오늘 주제가 돈 이야기가 아닌데
또 삼천포로 가고 있는 것 같다
1억 당시에는 나름 큰돈이었다
집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가구를 싹 바꿨다
돈을 모아서 투자를 하거나 불린 생각은 1도 없었다
악착같이 번 돈이라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면 되지 않겠어
사실 개 같은 표현은 좀 아닌 것 같다.
학교 조교, 과외, 기숙사 사감(보), 장학금, 연구소 편집간사, 틈틈이 생기는 프로젝트
직업이 한 개 인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직업도 없었다
언제나 학생 또는 원생이었다
돌고 돌아 코로나로 꿈만 꾸던 재택근무도 해보고 말이다
집에서 근무하는 프리랜서가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물론 돈 많이 버는 ㅋㅋㅋ
그만큼 일에 치이겠지만 말이다
시간 소요 대비 진심 쥐꼬리만 한 돈을 받고 있다
시간 활용을 잘해볼 생각으로 여러 방법을 간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하나를 자연스럽게 맡으면서 주말까지 일을 하고 있다
추가 비용 이야기가 없다
주말까지 일을 하다 보니
시월이 훨훨 날아가 버린 느낌이다
내가 쥐꼬리를 찾는 이유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최저 생계비용만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여전히)
생각 자체가 이렇다 보니
나는 결코 부자는 될 수 없다
다만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왜 과거 표현일까?)
쥐꼬리로 두 번째 조카의 첫돌을 축하해줄 수 있어 좋다
쥐꼬리로 남동생 병원 개업 축하금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쥐꼬리로 엄마 안경을 새로 해 드릴 수 있어 좋다
여동생 생일에 좋은 원두커피를(나는 못 마시는) 선물할 수 있어 좋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상하다 왜 아까부터 눈앞이 잘 안 보이는 걸까
컴퓨터 화면이 점점 흐린 해진다
눈에 물이 생기는 건
안구 건조증에 좋은 거겠지....
시월이라는 시간을 오래된
가방 안에 구겨 넣은 느낌이다
다시 꺼내서 잘 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