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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Jun 06. 2022

숙소 이동하는 날

월요일 현충일이군

에티오피아 평일 월요일

2022년 6월 6일

한 달간의 임시 숙소에서 다른 숙소로 이동 예정

우선 3개월 계약


8개월간 얼마나 더 이사를 하려고

그냥 지낼만하면 그냥 있으려고 한다

전제 지낼만하면 ㅋㅋㅋ


짐 정리 아니 테트리스 쌓기 완료

이민가방 한 단계 열었다

안 열어도 되는데 큰 캐리어 손잡이가 없어서

짐을 나눠서 쌓았다


새 숙소가 아직 준비가 안돼서

오후에 오라고 하는데 글쎄

오후에도 완료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 체크 아웃 시간을 조금 연기한다고 했는데 연락이 아직이구나


주말은 같이 온 팀원이 병원에 가야 해서

함께 갔다


간단한 시술이라고 하나 타지에서 수술대에 올라간다는 것만으로도 힘든 상황이라 감히 짐작해 본다


환자 식사를 주문하고 잠시 함께 온 선생님들과

커피와 와플로 허기와 긴장감을 달랬다

오전 7시 30분 출발로 모두 빈속인지라


따뜻한 커피가 들어가니 마음이 안정되는 듯하였다

폰으로 브런치 앱을 다운하니 이렇게 사진을 마구마구 첨부하는구나


이동 준비 완료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자연스럽게 브런치에 손이 갔다


이동할 숙소는 냉장고가 없다

그렇다고 7개월 생활하려고 냉장고를 살

마음은 전혀 없다


남은 음식을 오늘 아침까지 처리했다

아침을 거하게 넘치게 먹다 보니 저녁까지 안 먹어도 될 것 같다(진심이다)


어젯밤부터 시작된 냉장고 털이

아직 다 처리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이곳에서 음식을 버린다는 것은 죄 중죄를 짓는 느낌이다


길거리에서 여전히 생계가 힘들어

머니를 외치는 어린아이들이 넘쳐난다

물론 보호자가 함께 인 경우도 있다

엄마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젖먹이 아이를 앉고

6~10살 정도로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옆에 있다 사람이 나타나면 엄마가 신호를 보낸다 그럼 쏜살 같이 출동한다


머니를 외치면서 최대한 불쌍한 얼굴과 함께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런 현실 속에서 평소에는 과식을 하지도 음식을 낭비하지도 않는다.


물론 아이들에게 돈을 주지도 않는다

여행객으로 잠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매번 출퇴근 때마다 달려드는 아이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한번 주면 멈추지 않는다

어떻게 얼굴을 기억하는지

한번 음식이든 돈을 준 사람은 잊지 않고

그가 그녀가 나타나면 달려든다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기에 시작을 하지 않는다

모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기 전 마지막에는 조금이라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미 이동할 숙소에서도 차에 매달리며 머니를 외치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빠졌다


음식을 버리지 않는 이유가 참 구구절절하구만

하루 한 끼만으로 나의 허기를 달래 볼 생각이다


음식 할 공간도 마땅히 없기에

하루 한 끼 식사로 공복 시간을 늘려야겠다


배가 부르면 사람이 게을러진다

지금 나처럼 말이다

짐을 옮겨야 하니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고 나를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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