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예감

by 순정

트럼펫을 사고 싶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음악을 했다

트럼펫. 호른 연주를 하면서 3년을 보냈다

바이올린이나 플루트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다

음악이 좋아서 대학을 가 볼까 생각했다

엄청난 비용에 그대로 포기했다

디자인과를 갔다

미대 역시 돈이 많이 들었다

미대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미쳐서 포토그래퍼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순간 꿈을 생각했다 중학교 때부터 6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나의 꿈

군인이 되기 위해 다시 대학교를 갔다

그것이 실수였을까?

늦게 다시 대학에 들어가서 연극에 미쳤다

연극과 영화에 빠져서 대학생활을 마무리했다

아마 제대로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살기 위해 교육대학원을 갔다

늦게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아닐 수 있지만 나는 그랬다

시작했으니 포기하기는 싫었다

영화제를 쫓아다니고 끝내 영화로 교육학 논문을 썼다

나이가 많아졌다 숫자에 불가하다 아무리 외치고 외쳐도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영화 홍보사 문을 두드리다 조금 돌아가기로 했다

이미 늦었으니 조금 돌아가는 것은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사과정 문화콘텐츠 영화를 전공하기로 했다

돈도 열심히 벌었다 학교에서 일하면서 쓰리잡 퍼잡을 했다

즐거웠다 정신없이 일하는 것이 좋았다

나의 꿈에 가까이 가는 것 같았다

영화 프로그래머가 나의 꿈이었다

현실에 부딪히고 깨졌다 내가 누구인가

나 권순정이다 굽히지 않는다 안되면 됐다

아쉬움 없다 모두 놓고 떠난다

쿨하게 외치고 중국으로 떠났다

6개월 후 잠시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일시 귀국 생각이 단순해졌다

딱 6개월 후 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앉아있었다

2년 1개월 많은 일을 했다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그들을 한국으로 유학 보냈다

토픽 고득점을 받게 했다 희망과 꿈을 주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문화축제를 두 번이나 연출을 맡아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황리에 마쳤다

우즈베크어로 한국 시와 한국 전래동화를 번역했다

우즈베크 국민시인의 시도 한국어로 번역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 교육을 위한 멀티미디어교재도 만들었다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 태국. 말레이시아도 다녀왔다

2년 1개월 미친 듯이 살았다

반려동물로 키우고 싶은 내 새끼 세리도 만났다 물론 지금은 떨어져 있지만 말이다

나는 다시 한국에 있다

나는 지금 다시 무엇인가 하려고 한다

장애물이 많을 것이다 숫자에 불가한 그 숫자가 더 많아졌다

나는 권순정이다

이것은 바뀌지 않는 불변의 법칙이다

개명한다면 법칙은 가변이 될 것이다

하나둘씩 정해진 법칙을 깨버리자

나는 아직까지 권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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