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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Jul 18. 2022

게으름 경보 주의

에티오피아 생활 3개월째 접어들었다

저번 주부터 암하릭어 과외를 시작했다

생활 암하릭어

시장 가서 물건 흥정하고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


베테랑 샘이어서 그럴까

두 번 4시간의 수업으로 혼자 재래시장을 다녀왔다


슨트 네우~ 얼마냐고 물어도 숫자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질문부터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슨트 네우? 그럼 다 알아듣는다!!

내가 알아듣는 게 신기한가 봐 


서툰 영어로 이야기해주시려고 한다

내가 암하릭어로 바꿔서 말하니 

오~하시며 그다음부터는 암하릭어로 이야기해주신다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열심히 흥정도 하고

마트가 아닌 시장에서 물건을 사니 싸고 신선하다


재래시장 거리가 조금 멀어서 많은 것을 살 수 없다

물론 냉장고가 없어서 많은 것을 살 수도 없다


텔레비전은 3개월 후 

(왜 3개월일까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사했으나 

나름 잘 적응하면서 살고 있다)


넣어준다고 한다 티브이 안 보는데 필요 없는데 그 돈으로 냉장고 사달라고 했으나 사장에게 전달도 안 해준다

한국 사람을 더 조심해야 돼(해외에 나오면 꼭 뒤통수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더라)

나도 한국 사람이구나 ㅋㅋㅋㅋㅋ


뭔가 분주하게 일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게으름이 스멀스멀 날 괴롭히는 것 같다


우기로 인해 산책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방구석 모드

자꾸 요리를 한다


프라이팬과 냄비를 구비하고 나니

싱크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싱크대에 머무는 시간과 게으름은 반비례해야 하는데

집안일은 운동이 될 수 없다


운동은 운동

한 시간 뒤 비가 예고되어 있다 지금 하늘은 맑음 그 자체인데 말이다

구름 뭉실뭉실


음 저 멀리 먹구름인가...

장화가 있어서 괜찮다만

빨래 좀 말리자 뽀송뽀송하게 


입이 즐거우니 몸이 무거워지고

몸이 무거워지니 기분이 안 좋아지고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장화가 있으니 이제

날씨 상태 상관없이 다시 나가주마


오늘 출근도 도보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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