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생활 3개월째 접어들었다
저번 주부터 암하릭어 과외를 시작했다
생활 암하릭어
시장 가서 물건 흥정하고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
베테랑 샘이어서 그럴까
두 번 4시간의 수업으로 혼자 재래시장을 다녀왔다
슨트 네우~ 얼마냐고 물어도 숫자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질문부터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슨트 네우? 그럼 다 알아듣는다!!
내가 알아듣는 게 신기한가 봐
서툰 영어로 이야기해주시려고 한다
내가 암하릭어로 바꿔서 말하니
오~하시며 그다음부터는 암하릭어로 이야기해주신다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열심히 흥정도 하고
마트가 아닌 시장에서 물건을 사니 싸고 신선하다
재래시장 거리가 조금 멀어서 많은 것을 살 수 없다
물론 냉장고가 없어서 많은 것을 살 수도 없다
텔레비전은 3개월 후
(왜 3개월일까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사했으나
나름 잘 적응하면서 살고 있다)
넣어준다고 한다 티브이 안 보는데 필요 없는데 그 돈으로 냉장고 사달라고 했으나 사장에게 전달도 안 해준다
한국 사람을 더 조심해야 돼(해외에 나오면 꼭 뒤통수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더라)
나도 한국 사람이구나 ㅋㅋㅋㅋㅋ
뭔가 분주하게 일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게으름이 스멀스멀 날 괴롭히는 것 같다
우기로 인해 산책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방구석 모드
자꾸 요리를 한다
프라이팬과 냄비를 구비하고 나니
싱크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싱크대에 머무는 시간과 게으름은 반비례해야 하는데
집안일은 운동이 될 수 없다
운동은 운동
한 시간 뒤 비가 예고되어 있다 지금 하늘은 맑음 그 자체인데 말이다
구름 뭉실뭉실
음 저 멀리 먹구름인가...
장화가 있어서 괜찮다만
빨래 좀 말리자 뽀송뽀송하게
입이 즐거우니 몸이 무거워지고
몸이 무거워지니 기분이 안 좋아지고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장화가 있으니 이제
날씨 상태 상관없이 다시 나가주마
오늘 출근도 도보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