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2년 1개월, 760일, 만팔천이백사십시간(18,240시간, 한글로 써놓은 것이 더 와닿는다)
2달간 현지교육을 받으며, 러시아어와 현지문화를 익히는 시간이었다
이후 내가 활동할 기관에 파견되어 진심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을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교 한국어학과
어학분야에 단연 오래되고 역사가 있는 대학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교를 편입하고,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박사전공을 수료하기까지 너무나도 긴 시간을 대학교라는 공간에서 보냈다
많은 사람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보람도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형성된 5할이 그것을 말해준다
떠나고 싶어 중국으로 5개월 어학연수 핑계삼아 훌쩍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탈탈 떨고 가버렸다
인연의 끈은 쉽게 끊을 수 없기에 잠시 경비도 마련할 겸 겸사겸사 한달간 일을 하기 위해 대학교에 다시 들어갔다(약간의 이방인이 될 듯한 묘한 느낌이 나름 괜찮았다)
일을 마치고 방구석에서 중국갈 날만 받아놓고 빈둥거리던 나는 순간 살짝 스치듯 코, 이, 카라는
울림을 듣고 컴퓨터로 굴러갔다
인연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누군가에 홀린듯 (하필 그날이 코이카 단원 신청기간이었다)
이력서를 작성하고, 자기소개서를 거창하게 포장하고, 합격 발표만을 기다리면서
바다로 산으로 책으로 힐링을 외치면서 다녔다
합격하지 못하면 중국비행기에 몸을 실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이미 발권을 한 상태였다)
합격하면 수수료를 내고 취소하면 되는 일이다
그렇게 홀리듯 신청한 코이카에 1차, 2차, 3차까지 무사히 단번에 합격했다
국내교육을 받으면서 단번에 신청해서 합격한 사람보다 재수, 삼수를 한 단원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5주간의 양재코이카교육원에서(현재는 8주교육이더라) 교육을 마치고 정확히 2주 후인 2013년 11월27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7시간 만에 도착했다
떠나기 전날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힘들어 할 엄마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것이 효녀도 아닌 나에게 따끔거림으로 남았으니 말이다
때로는 무모하게, 때로는 충동적으로, 때로는 도망자처럼 나의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생활은 시작되었다
처음 약속된 730일에서 또 충동적으로 30일을 더 추가해서 760일을 말이다
2년 1개월간 얼마나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겠냐(작은 일보다 큰일이 더 많은 생활이었다)
심심하고 지루한 것을 못 견디기도 했고,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은 일을 만드는 것이라는 얄팍한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블로그 연재를 해보려고 시도도 했으나, 나의 게으름과 인터넷의 게으름으로 포기했다
대신, 인스타그램에 사진으로 나를 나의 일상을 우즈베키스탄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2년1개월간 꼬박 우즈베키스탄에만 머물렀다면, 답답함에 튕겨나갈 수도 있었다
다행히, 3주간 주어지는 휴가를 야물딱지게 이용했다
러시아어를 3달간 속성으로 익혔으니, 러시아도 좀 가봐야했다 그것도 겨울에 말이다
러시아는 겨울이 제맛이지
러시아에서 떠나는 유럽여행은 생각이상으로 엄청 저렴하다
이 깨알 득템을 그냥 버릴 수 없었다
4시간이면, 우즈베키스탄에서 날아갈 수 있었다.
러시아 루블도 하락세라 모든 선택이 러시아로 향해 있었다.
지금 가지 않으면 러시아를 다시금 갈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기회가 주어지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에 쥐어지면 돌진하는 것이다.
거대한 러시아 그 중 겨울에 선택한 도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이다.
발음이 어려워 쌍트쌍트 이렇게 주문을 외면서 가기로 맘먹은 다음날 카사에 가서 티켓을 샀다.
여행은 이렇게 가야지 많은 계획과 고민을 하게 되면 출발 전부터 진이 빠져 여행의 흥을 반쯤 소비하게 된다.
표를 사고 방학을 하고 함께 동행할 친구가 우즈베키스탄으로 합류한 후 바로 다음날 출발하였다.
겨울 12월 말 그리고 새해를 상트페테르부르크 눈의 나라에서 만났다.
있는 일주일 동안 해를 본 날이 하루정도라면 믿을까?
7일 중 5일은 눈이 온것 같다.
겨울에 러시아를 경험했으니, 여름에 러시아와 유럽을 보고 오리라
그렇게 계획없이 떠난(나름 2달간 열심히 계획아닌 계획을 세웠으나, 말짱 무용지물이었다)
2주간의 유럽여행
축구를 보기 위해 떠난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축구는 티비로 봐야 제맛
에그타르크를 먹기 위해 도착한 포르투갈-역시 꿀맛
기대하지 않고 갔던 파리-철탑 에펠탑은 그 자태만으로 엄지척
자전거를 타고 조용히 유럽을 느끼기 위해 떠난 독일-자전거는 타는 것이 아닌 보는 것으로 만족
비행기를 한번도 아닌 두번을 놓친 사연
독일에서 North Korean으로 오해 받은 이야기
포르투갈의 쪼망쪼망한 깨알 재미
에펠탑에 올라 프랑스를 한눈에 안았으나 air anb에서 만난 까칠한 프랑스인 주인남자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열정적인 이태리 아저씨
축구보러 가서 티비로 축구 본 웃지 못할 사연
이 모든 것을 담기 전에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생활을 담아보고자 한다
2년간의 코이카 단원생활의 모습이기 보다는 그냥 나의 일상이다
특별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
어쩜 이 글로 인해 나는 우즈베키스탄을 완전히 떠날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길로 가기 위해 마무리를 잘 지어야 한다
남겨놓은 물건들에 대한 나의 미련을 버리기 위해 나는 이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