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광이 영화꽝이 된 이야기

by 순정

영화광

고민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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映畫狂 : 취미 이상으로 좋아하고 자주 감상하는 사람


나잖아! 그냥 영화관에 가는게 일상인 나, 주말에 영화가에 가는건 루틴이었던 나

퇴근 후 영화관에 갈 생각으로 영화를 볼 설레임으로 일이 즐거웠던 나

평일 3일은 영화관에 가야하는 나

시사회도 일주일에 한번은 갔던 나

주말 심심하면 영화관에 갔던 나

(그 흔한 팝콘은 절대 안 사먹던 나, 커피한잔이면 돼)


중고등학교 때 부터 시험 끝나고 1박 2일 동안 비디오를 쌓아놓고 11편을 보던 나

단골 비디오 대여점 A~Z까지 다 봐야 했던 나

도장깨기를 해야 하던 나

비디오 대여점에서 그냥 1시간은 놀 수 있던 나


조교를 하면서 대학원에 다니면서 영화제에서 자봉을 하던 나

영화인이 되고 싶어 마케팅 수업을 몰래 받으러 갔던 나


부산영화제에 단순 관객으로 10일을 보냈던 나

어느 순간 씨네필로


영화제 스탭으로

영화 제작 PD로 장편 영화 제작 현장에서 행복했던 나


개봉영화는 남들 보다 먼저 봐야했고, 보고 나면 어떻게든 흔적을 남겨야했던 나

코로나 시절 OTT를 누구보다 먼저 섭렵했으며, 놓치지 않고 봐야 했던 나


본 영화를 또 보고 또 보고 또 봐야 했던 나

목발을 짚고도 영화광에 가야 했던 나


광화문으로 인사동으로 멀티플렉스 말고 아 달려가고 싶다

영화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때까지 불이 껴지지 않았던 영화

그곳에서 처음 본 와이키키~아 한순간 한순간이 벌써 20~년이 워워워


영화가 좋아 논문도 포기를 못했고 영화가 좋아 진짜 영화관에 있는

그 순간이 개(?)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정확한 과거형)


코로나 이후 바뀔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다시 .....

그러기에는 나의 열정이 나의 영화에 대한 열광이 열꽝이 되어 버렸다


개봉날을 기다리던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간걸까

개봉이 뭐야 영화관에서 내리고 OTT에서도 뒤로 밀리고 밀려도 안보는 영화가 수두룩하다


꼭 봐야지 한 영화도 아직까지도 못보는 안보는 영화가 이제 셀수도 없다


이유가 뭘까?

시간이 지나도 사람에 대한 마음은 식어도 영화에 대한 나의 마음은 절대 식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렇게 영하 60도가 될 줄이야

슬프다

연인과 헤어질 때도 슬프지 않았는데 헤어질만하니 마음이 변했으니 헤어진다고 덤덤했는데

끝이면 끝이었는데

영화 끝장을 못 봐서 그런가 제작 현장에서가 아닌 뭔가 더 해야 했는데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끝장을 봤어야했는데 지겁게 지겨울때까지 더 가봤어야했는데

여름 바닷가에 가서 발만 살짝 담그고 온 허한 느낌


어 이건가

지금의 일에 미련이 남지 않는거

하고 싶은걸 다 하지는 못했지만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이 없는걸까

더 잘 할수는 일을 수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야 흥이 나고 신명이 난단 말이지


영화제 즐거웠다

영화현장 행복했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고

잠을 자지 못해도 졸림지도 피곤하지도 않았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것이 나의 길이라고 자신했다


그런 생각이었다면 더 힘껏 달려야했다

다음 스텝으로 올라가야했다

포기한적은 없었지만 더 도전할 마음도 없었던건 확실하다


영화광이 영화꽝이 되어버린 현실

취미도라도 즐겼으면 좋겠는데

이제 취미란에 영화감상을 적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김혜리의 필름클럽을 들으면서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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