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탐구생활 #5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한 뒤, 제품을 예술로서 남기고 싶은 의지로 느껴지듯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미니멀리즘 그 자체를 보여주는 아이팟을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1월에 들어서, 애플은 미니멀리즘 표현에 극대화 된 핸드폰인 '아이폰'을 출시했습니다.
아이폰의 전면에 '홈버튼' 하나만 있는 점은 다른 핸드폰과 차별화 된 디자인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홈버튼이 아이폰의 심벌이었다 생각합니다. 기기 전면에 유일하게 배치된 물리적 버튼이기 때문이죠. 사용자가 휠을 돌리면서 스크롤하는 사용성과 그 버튼 형태가 아이팟의 심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홈버튼 만으로도 우리는 어디 회사의 스마트폰인지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2017년을 기점으로 완벽히 바뀌게 되었죠.
스마트폰의 대표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일 것입니다. 두 제품은 이미 세계의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죠. 이러한 대표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2017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하게 됩니다. 애플과 삼성이 기기 전면에서 물리적 버튼을 배제했기 때문입니다.
즉, 스마트폰의 기기 전면에 있던 물리적 홈버튼의 기능을 터치 스크린 속의 소프트웨어 컨트롤러가 대신 수행하게 됨으로써, 사용성과 디자인의 형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Choi(2009)는 터치스크린 기 반의 소프트웨어 컨트롤이 고정된 위치에서 동일한 기능과 형태를 유지하는 물리적 컨트롤의 한계성을 극복하며 빠르게 대중화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기간 사용했던 물리적 홈버튼의 사용성이 급작스럽게 변화하면서, 다소 불편함을 겪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홈 바가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지금은 물리적 홈버튼이 없음에도 큰 불편함을 겪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물리적 홈버튼이 주는 디자인의 상징성,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물리적인 사용성의 매력도 사라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스마트폰 전면의 물리적 홈버튼은 컨트롤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Bhattacherjee (2001)은 사용자가 컨트롤하는 신호를 기기에 즉각 전달하고, 컨트롤 상 황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지연 없이 전달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컨트롤 과정이 느리다고 느껴지거나 잘못된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사용자는 이 경험을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는 최적의 컨트롤 사용성을 위해서, 전자기기에서는 다양한 센서들을 기반으로 한 컨트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위의 컨트롤러를 보고, 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과거의 체험을 통해 인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7년에 급작스럽게 변화한 물리적 홈버튼이 사라진 아이폰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전면에 물리적 버튼이 사라지며 기기를 어떻게 조작할지 인지하는 단계가 사라졌기 때문이죠.
Saffer(2013)는 사용자와 전자기기 사이의 인터랙션 단계를 ‘트리거-동작-피드백’의 순환구조로 정리했습니다. Fogg(2009)는 디자인 분석을 위해 ‘목표(motivation)/사용방법(ability)-트리거–행동’의 단계를 제시했고, Carrascal & Church(2015)은 사용자와 모바일의 인터랙션 단계에서 ‘트리거-행동’에 따른 ‘피드백’이 다음 행동 및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 했습니다. Oh et al.(2012)는 촉각, 청각 피드백이 없는 제스처 컨트롤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서, ‘트리거-행동-피드백’으로 제시했죠.
이처럼 문헌 조사를 보면, 사용자와 스마트폰 사이에는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조작할 방법을 인지할 '트리거', 트리거를 인지한 대로 '행동', 디바이스를 조작하고 결과를 보고 느끼는 '피드백'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계를 바탕으로, 저는 스마트폰 전면에 물리적 홈버튼이 사라짐으로써, 사용자는 터치스크린을 바로 터치부터 하게 되는 인터랙션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과연 단계가 축소된 지금의 스마트폰 컨트롤 방식이 긍정적일까요? 가끔 우리는 스마트폰의 옛 물리적 홈버튼을 그리워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전면에 배치된 물리적 컨트롤러 '홈버튼'의 존재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고자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탐구를 위해서, 홈버튼 유형을 물리적 형태로 인해 사용자에게 눌러야 한다는 인지를 주는 '트리거'와 홈버튼을 누른 다음 느낄 수 있는 촉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유형을 구분했습니다.
그렇게 옛 아이폰, 버튼이 있지만 눌리지 않고 진동 피드백을 주는 아이폰 8 유형, 소프트웨어 홈버튼으로 구성된 아이폰 X, 삼성 갤럭시와 같이 홈버튼을 사용하면 진동이 오는 소프트웨어 홈버튼의 유형으로 구분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4가지의 유형이 사용자 경험(사용성, 사용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홈버튼을 사용한 경험의 유무를 별도로 구분하여, 경험 유무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탐구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에서 MLB 하이라이트 영상을 감상하게 했습니다. 이유는, 타자가 화면 한가운데 네모 영역에 공을 던지기 때문에, 시선을 화면 중앙부에 집중하게 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보는 중, 사용자가 홈으로 복귀하도록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를 탐구하기 위해서, 아이트래킹 헤드마운트 기기를 착용하고 사용자가 움직이는 시선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물리적 트리거가 있고, 누를 때 딸깍이는 피드백이 있는 옛 홈버튼에는 시선이 덜 갔습니다.
반대로, 최신 방식의 소프트웨어 홈버튼은 시선이 많이 움직인 흔적이 기록되었죠. 이는 112명의 실험 참가자의 시선 이동과 시선이 머문 시간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모두 겹쳐서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아이트래킹을 통해서 수집한 눈동자의 고정시간과 움직인 운동값, 사용자가 5점으로 평가한 사용자 경험의 사용성과 심리의 값을 통계로 검증하였습니다. 검증 결과, 옛 아이폰의 홈버튼 형태가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홈버튼 유형의 차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다음으로, 최신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홈버튼 사용 경험 여부가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결과값을 실험 참여자의 경험 여부에 따라 분류하여 통계를 진행했습니다. 검증 결과, 사용자 심리에만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최신 스마트폰 홈버튼의 사용 경험의 유무는 사용자 심리 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를 해석하면, 물리적 홈버튼이 사라진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해보지 않았다면, 새로운 형태의 홈버튼을 마주했을 때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들어 특정 기술을 트렌드로 만들고, 기술이 세계를 바꿀 것 같은 홍보나 과장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과한 기술 홍보와 트랜드 성으로 등장하는 이슈에 대해서 저는 다소 부정적인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는 밖에서도 쉽게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경험의 연장선 격인 스마트폰과 달리, 근 10년 간 등장했던 기술과 제품들은 없던 경험을 강요한다는 느낌 때문이죠.
최근 인터넷의 밈으로 등장한 IT 업계의 근황을 보면, 핫했던 메타버스와 NFT가 얼마나 대중들에게 빠르게 잊혔는지 감이 오시지 않나요?
이번 탐구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던 것이 있다면, UX 디자이너로서 직업윤리에 대한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신기술을 혁신이라 포장하고 트렌드로 만들어서, 사용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고민하지 않고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쉽게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입니다.
즉, 기존에 기술이 교체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트렌드나 기술이라는 포장으로 사용자들에게 이전 경험과 다른 새로운 사용성을 제시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경험을 디자인한 것일까요?
물론, 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던 사용성을 쉽게 인지하고 사용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사용자를 기만하지 않도록, UX 디자이너로서 자각을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With Ph.D.Jaeyoung Yoon
- Bettman, J. R. (1979). An Informaion Processing Theory of Consumer Choice. Boston: Addison Wesley.
- Bhattacherjee, A. (2001). Understanding information systems continuance : An expectation confirmation model. Mis Quarterly, 25(3), 351-370.
- Carrascal, J. P., & Church, K. (2015). An In-Situ Study of Mobile App & Mobile Search Interactions. CHI Proceedings of the ACM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739-2748.
- Fogg, B. J. (2009). A Behavior Model for Persuasive Design. Proceedings of the 4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ersuasive Technology, 26-29.
- Ha, K. (2013). Evaluation of Correlations in Copier's Button and Usability. Journal of the Korea Contents Association, 13(2), 595-603.
- Lee, S. (2017). Usability testing for online dictionaries on smart phone device : for using visualizing topic map. (Unpublished master’s thesis).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eajeon, Korea.
- Oh, S., Ham, Y., & Eune, J. (2012). Designing Gesture Interaction without Midas Touch Issue : Emphasis on Coverflow UI. Proceeding of HCI Korea, 576-578.
- Saffer, D. (2013). Microinteractions: Designing with Details. Sebastopol: O'reilly.
- Wickens, C. D., & Hollands, J. G. (1999). Engineering psychology and human performance. New york: Harper Coll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