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탐구생활

Part 3. 함께하는 탐구생활 #0

by 장순규

10년이면 변하는 강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10년 동안 회사에서 UX, UI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시간은 짧고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디자인 교육과 관련된 리포트에는 회사는 생존을 위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기업의 실무가 반영된 교육과정을 만드는 속도를 학교가 따라가기 어렵다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절을 반영하듯, 제가 2007년 UX 디자인 팀에서 일을 하였으나, 2012년 학부생 시절에 UX 디자인 교과목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대부분 인터랙션, 웹, 멀티미디어, 영상미디어 디자인 교과목이 있었던 것 같네요.


지금은 UX 디자인 교과목을 다루는 전공이 많아졌습니다. 시각디자인과 멀티미디어디자인을 넘어, 산업디자인 혹은 융합디자인이나 미디어 관련 교과목을 다루는 전공에서 UX 디자인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시점, 온라인 플랫폼을 다루는 많은 기업들은 프로덕트 디자인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 UX 디자인의 진화


10년 전, 프로덕트 디자인은 산업 디자인과에서 제품을 만드는 업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시되는 여러 서비스의 단위를 설명하고, 사용자 경험을 증진하는 업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했듯, UX 디자인과 프로덕트 디자인은 같은 듯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UX 디자인은 리서치를 통해 논리적인 문제 정의와 데이터를 수집하여 문제 해결안을 제시하여 UI 디자인을 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면, 프로덕트 디자인은 현재 잘 운영되는 플랫폼에 문제를 찾아서 개선하거나 혹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개선점을 제시하여 비교분석하는 검증이 추가되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도 UX 디자인은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문제 해결과 사용자 경험 증진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이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핸드폰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디바이스의 형태가 변화하는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스마트폰의 카메라 활용법, 자동차 트렁크를 쉽게 여는 방법, TV를 멀리서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 등이 등장한 게 아니었을까요.


시간이 흘른 현시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예약과 거래를 하는 활동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UX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사람의 행동에 집중하게 되었죠.


이러한 상황은 과거와 다른 UX 강의가 필요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이는 기계를 한번 출시하면 다시 디자인을 하고 출시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디바이스 중심의 UX와 달리, 업데이트 한 번이면 쉽게 문제를 개선하고 디자인을 변화할 수 있는 '속도 경쟁'의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죠. 이네, 저는 UX 디자인이 진화되는 프로덕트 디자인의 강의와 그 내용이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했습니다.




전문가의 양성, 성장의 설계자


학계는 점차 과거의 모습과 다르게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생인 시절보다, 학과의 취업률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시대이기 때문이죠. 이에, 학교에서는 취업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디자인 전공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을 하는 곳인데, 기업에 맞는 전문가를 육성하여 취업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모집하는 인력의 필요 능력과 요구 능력을 바탕으로 교육을 구성하면, 전문가 양성에 보다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시대의 변화를 보고자 했습니다. 최근에는 UX 디자인 채용보다 프로덕트 디자인 채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과거와 똑같이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받기도 하지만, 제시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논리적으로 작성하는 문서를 제출하는 방향이 생긴 점입니다.


이처럼 UX 디자인 분야에서 주를 이루는 업무의 본질이 이전과 달리 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업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학생 시절에 느낀 아쉬운 점을 투영하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크나큰 변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은 변화부터 이뤄가보자 했습니다.


이는 책에 나온 원론적인 기초 지식과 어려운 지식을 전달하는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고자 했습니다. 제 성장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회사나 학교에서 정말 디자인을 잘하는 선배가 멱살을 잡고 끌고 가며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며 성장했던 기억입니다. 이에, 저도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어간다는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좋은 레퍼런스 자료를 전달하며, 나라면 이렇게 할 것 같다는 의견을 함께 공유하했습니다.


위 과정에서 왜 그렇게 생각하고 이야기를 했는지 서로 공유하고 나누며, 더 나은 방향을 찾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선배들의 모습처럼 말이죠. 이러한 작은 변화로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문화가 변화하고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 셈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에센스가 있다면,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디자인이 재미있고, 생각이 즐겁고, 성과가 생기며 흥미를 느끼는 것이 성장에 가장 빠른 지름길이 아닐까요.






작은 변화도 비범하게 만드는 공식


학부생 시절부터 직장인으로서 석박사를 병행하던 시간까지,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였습니다. 재미가 없다면, 어떻게 여러 작업을 하며 실무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재미가 없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재미'가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재미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디자이너라면 모두가 크리에이티브한 생각, 세상에 없던 차별화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세상을 바꿀 크리에이티브는 극소수의 사람이 이뤄낸 성과이나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본 일본의 야구 레전드 선수인 노모 히데오가 남긴 말이 있습니다.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小市民はいつも挑戦者を笑う). 아마도, 소시민은 특별한 사람의 생각과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소시민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죠. 저는 특별할 것 없는 소시민으로서 지나가는 일상을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우리가 미쳐 보지 못한 이야기와 소재가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소재를 차근차근 이야기하다 보면, 생소 소하지만 누구다 경험했던 것으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일상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검증으로 이어가는 '경험 디자인'을 목표로 수업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디자이너의 기본은 표현능력 이전에 생각하는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체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한 가설을 바탕으로, 가설을 뒷받침할 공신력 있는 자료를 덧입히는 '연역법' 방식의 디자인을 적용해 봤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성한 수업은 브랜드경험디자인과 서비스프로덕트디자인 입니다. 위 수업에서 만들어간, 그리고 수업이 끝난 방과 후 학생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함께하는 탐구생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함께하는 탐구생활


2009년, 학교에 복학하고 광고업계로 가고자 하는 선배께 들었던 멋진 선배의 한마디가 있습니다.


"학생은 회사원이 아니잖아? 언제나 실수해도 다음이 있어. 학생은 실패해도 괜찮아. 그건 학생의 특권이라고 생각해. 계속되는 실패를 딛고 다음을 향해 가면, 누구보다 멋진 디자이너로 성장해 있을 거야. 그러니 오늘도 두려워 말고 실수도, 실패해도 계속 해보길 바란다."


이러한 마음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는 학생들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의견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수업의 과제나 방과 후 프로젝트를 공모전과 대학생 학술대회에 제출하는 2 track 전략입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함께하는 탐구의 결과를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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