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기술과 디자인은 발전하나, 본질은 그대로
몇 년 전만 해도, 포토샵으로 모바일의 해상도에 맞춰 UI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프로토타입툴이 등장한 후, 디자인 업무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이전보다 빠르고 쉽게 UI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심이 된 툴이 등장하며, UX 디자인을 배우는 데 피그마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에 시간을 쓸 일이 많이 줄어든 만큼, 3D와 UX 라이팅 등에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UX 분야에서 중시되는 리서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적으로 대학에 UX 디자인 개설되기 전, 리서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 SWOT 분석이 대세기도 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며 새로운 툴이 생기고, 디자인 프로세스에 다양한 방법이 등장하며 작업의 방식은 과거와 조금씩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수의 UX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앱'을 만드는 것이 목표로만 생각하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UX 디자인을 표현하는 방법, 툴이 부족한 만큼,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이나 우리 삶 속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다양한 생각,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의 환경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도출해야 하는 목표로만 작업되는 포트폴리오가 많아진 느낌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습니다. 이러한 본질을 추구하는 방향을 '에센셜리즘'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분별력 있는 적음을 추구하여, 가장 본질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방향을 뜻합니다. 즉, 무의미한 다수의 방향보다 본질적인 소수의 방향에 집중해 더 큰 성과를 이룬다는 개념입니다.
UX 디자인, 프로덕트 디자인 등 직업에 대한 소개가 달라졌지만, 본질적으로 하는 업무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죠. A/B 테스트가 유행처럼 여기저기서 제시되던 몇 년 전과 달리, 최근에는 UX 라이팅부터 다른 트렌드 키워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고자 하는데, 합리적이거나 효율적인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지, 절대적인 정답으로서 제시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즉, 없는 것에서 시작을 하나, 잘 돌아가는 서비스에서 작은 변화가 미치는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드나, 목표는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앱이 이뻐야 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 아니고, 3D와 UX 라이팅이 표현된다고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본질은 사용자 경험에 정말로 긍정적 일지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UX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받은 많은 질문 중 하나가 있다면, 스마트폰 앱이 없는데 어떻게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앱이든, 앱이 아니든,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 혹은 고객의 경험을 빌드업할 수 있다면 뭐든 가능하다고 답변하고 싶습니다.
제가 회사에서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3~5년 뒤 출시될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을 10여 년 간 한 만큼, 저는 콘셉트 빌딩에 능숙한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연구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작지만 큰 변화로써 빌드업하는데 긍정적 방향을 이해하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UX와 BX 디자인 강의를 하며, 보다 나은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 다양한 방향이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재미를 느낀 학생들이 있었기에, 학생스러운 콘셉트와 제 경험이 접목된 프로젝트로 디자인 학회에서 대학생 연구 발표와 공모전 수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다 담지는 못했으나, 몇 가지 예시와 도전을 한 내용을 정리한 글에서 UX 디자인의 형태가 반드시 앱의 이야기에서만 국한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0여 년 간 회사를 다니며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직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인정받기 어려웠던 점이었습니다. 실력이 좋고, 디자이너로 보다 성장하고 싶은 노력이 무시되는 외부적 요인이 많은 것이죠. 모든 기업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오랜 기간 고착화 된 관습으로 만들어진 문화는 개인에게 동기부여를 없애기도 합니다.
UX 디자인은 그래픽 디자인뿐 아니라, 최근에는 산업디자인과 공대에서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일을 할수록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배움을 위해 실무와 학업을 동시에 하며, 다양한 상상력을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시간이지만,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회사를 나와 새로운 업무로 살아가면서, UX 디자인을 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2가지 말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잘하는 것입니다.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에 적응하며, 꾸준히 하는 사람은 언젠가 가장 앞선 곳에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성장의 속도가 아니라, 성장의 최대치입니다. 배우고자 마음먹고, 동기부여가 항상 따른다면 다양한 체험이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그러니, 성장 속도보다 나만의 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의 최대치를 어떻게 만들지 집중해 보세요.
UX 디자이너이자 연구자로 탐구 생활을 한 내용을 작게 다뤄봤습니다. 이 글을 통해 결국 디자인은 사람을 향하고,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디자인, 신기술로 무장한 앱이 아니어도, UX 디자인 프로젝트는 언제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우선 되지 않고, 사람이 우선이 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어 가보세요. 신기술이 혁신을 일으킨다는 함정에 빠지지 마세요.
그렇게, 하이테크 보다 한 번쯤 한물 간 옛 기술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UX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프로젝트를 만들면, 다른 디자이너들이 다루지 못한 이야기로 좋은 연구와 포트폴리오로 이어질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UX라는 분야가 디자인이나 인지공학 등 앱을 표현하고 구현을 가르치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학문으로 발전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