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by 쏜라데이션

앙상한 내 양손 위

두 개의 구슬


뾰족뾰족 날카로운 칼날 같은

절망의 쇠구슬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려앉은 내 손


반들반들 아기 피부 같은

행복의 유리구슬

풍파에 작은 모래알 되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네


화염으로 녹여도

녹여지지 않는

절망의 쇠구슬


물 주어 키워도

커지지 않는

행복의 유리구슬


부숴버리고 싶어

꽈악 움켜쥐면

얼음송곳 같은 쇠구슬

구멍 나는 내 손


놓치고 싶지 않아

꽈악 움켜쥐면

공기 같은 유리구슬

흔적 없이 사라지네


어서어서 무럭무럭

행복의 쇠구슬 만들어

움직여지지 않도록

꽈악 옆에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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