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아빠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러라 그래]를 생각보다 일찍 읽어서 도서관 신착자료 중 검색하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었다. 필자의 주관대로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
앞서 언급했듯 이 책을 선택할 때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자기계발서지만 왠지 에세이 느낌이 나는 제목이라서 마음에 들었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작가는 나와는 참 다른 사람이구나 였다. 사실 나는 딱히 하는 일이 없는 한량이고, 이 책에서 언급되는 나만의 시간을 회사를 그만둔 후부터 아니 작가가 확실하게 언급한 진정한 나만의 시간은 아마도 장기 배낭여행이나 한달살기를 하러 동남아를 떠나고부터 였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을 많이 가져본 나에게 이 책은 그저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였다. 이미 내가 해본 방법들도 많았고, 그리고 나와는 다른 성향이기에 왜 굳이?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사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쉽게 상처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의 기준이 어떤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쉽게 상처를 받았던 편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조금 나아진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몇 해 전 장기여행을 다녀온 후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스트레스 제로라는 진단을 받았기에 어쩌면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사람 중 1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때는 나 스스로가 나에게 부러웠던 적도 있고, 여행 중에 지금 죽어도 좋을 만큼 행복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내가 이 책에서 만난 작가는 굉장히 치열하게 살고 있고, 너무나도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행복해서 지금 하는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사람이 스트레스 안 받고 즐거운 일만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작가는 하는 일도 많은데... 변호사, 유튜버, 작가 등등 나도 나름 파워블로거였던 적이 잠시 있었는데, 그때 악플은 솔직히 좀 많이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나는 나의 행복을 찾아서 내가 맘대로 내 생각을 쓰는 채널은 비공개, 그리고 여행기는 전체 공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 브런치에 올리는 편이다. 인기가 더 행복을 줬다면 아마 제목이나 해시태그에도 신경을 쓰면서 열심히 글을 썼을 것이고, 매일 업로드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게 오래가진 않았던 것 같다. 인기가 높아지면 그에 따르는 스트레스 또한 높아졌다. 그래서 지금은 적절히 조율해서 소소하게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사실 자기계발서이지만 나에게 크게 계발에 대한 영감을 주거나 영향을 주진 못했던 책이라 평점을 높게 줄 순 없었다. 하지만 어떤 독자, 아마도 작가처럼 너무나도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 엄청 스트레스받으며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책 같다. 그런데 또 내가 20대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이렇게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없었을 것 같고, 작가가 무슨 이야길 하려고 하는지 이해 못 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어쩌면 작가도 30대가 되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자신이 루틴처럼 해온 이 생활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받았기에 (작가의 첫책 덕분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두번째 책을 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작가가 20대 때 이런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다.
나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나의 목표가 '행복'으로 달라졌고, 그 이후로 나는 행복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 자고 싶을 때 잤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여행 가고 싶을 때 여행을 갔고,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왔다. 그리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했고, 포기하고 싶을 때 그냥 안 했다. 그렇게 10년을 살았고,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살 예정이다. Covid-19 때문에 여행을 못 가지만 그렇다고 여행 가는 다른 사람이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언젠간 Covid-19는 끝날 것이고, 나는 그 사람들보다 더 멋진 곳으로 더 길게 여행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사실 생각하기 나름이라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겠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라는 결론은 같을 듯싶다. 작가처럼은 아니더라도 조금 덜 치열하게 살았더라도, 조금 덜 열심히 살았더라도, 꼭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의 행복은 뭔지 꼭 알아내길 바란다.
사진 출처 :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