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day Bangkok
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씨엠립 두 달 살이 그리고 방콕 한 달 반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일 루틴인 일상은 일어나서 씻고 노트북을 켜고, 주식 로그인해서 해외주식 매수 예약을 걸어두고, 포스팅하는 날이면 포스팅을 하고, 아니면 인터넷 조금 하다가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다가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쉬다가 자는 것! 오늘도 아마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어제 새벽까지 드라마를 보고 자서 그런지 11시 반쯤 눈이 떠졌다. 쇼핑을 오랫동안 고민해서 구매해서 그런지 생수를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500ml짜리 12팩을 사고, 그전에 사둔 1.5리터 물도 한병이 더 남아서 이제 4일 남은 나의 일정에 생수가 너무 많아서 아침부터 물을 벌컥 마셨다. 하루에 2리터를 먹긴 어렵고 원래는 1리터도 안 먹었던 것 같다. 음료를 사다 먹어서 그런지 물은 정말 안 마시는 것 같아서 이 물을 떠나는 날까지 다 마시는 게 미션처럼 되어 버렸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세븐일레븐으로 향했다. 어제 못 산 코피코 커피랑 얼음이랑 햄치즈빵이랑 사 와서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확실히 코피코커피가 캔커피보다 부드러웠다. 사탕도 약간 예전에 스카치 사탕처럼 부드러운 카푸치노 맛인데 커피 역시 우유가 많이 들어간 느낌이라 내 입맛엔 이 커피가 너무 맛있었다. 앞으로 비행기 타기 전까지는 코피코커피를 사 먹어야겠다. 잘 먹고 새로운 드라마 시청 시작! 신작 드라마가 생각보다 재밌어서 잘 보다가 저녁은 쏨땀이 당겨서 목살이랑 쏨땀이랑 주문해 놓고 드라마 보고 있는데 평소에 시키던 곳이라 대부분 20~30분 늦으면 약 40분 정도 걸리고 푸드판다에서는 50분이라고 나왔다. 6시 조금 넘어서 시켰는데 7시가 다 되도록 계속 30분에서 시간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30분으로 돌아가는 리셋이 반복되어서 짜증이 났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날 때쯤 취소를 눌러보니 주문한 지 시간이 한참 지나서 주문 취소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주인이 나에게 전화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심카드라 통화가 안되었을 것이다. 암턴 결국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 배달원이 음식점에서 출발했다는 메시지가 떠서 너무 기뻤다. 그 기쁨도 잠시 평소 5~10분이면 도착하는 바이크 기사는 한참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고, 앱에서는 기사가 호텔 앞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 메시지를 보냈더니 'I am here'라는 답장이 왔다. 호텔을 나가서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메시지 보내서 전화번호 받아서 호텔 직원에게 통화를 부탁했다. 다행히 통화가 되어서 약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나는 쏨땀과 목살을 받을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 가서 쌀밥 사가지고 데워와서 방으로 올라와서 방에서 맛있게 먹었다. 추측건대 평소에 오던 목살이 아니라 약간 껍데기 부분이 있는 걸로 보아서 목살이 없어서 나에게 전화를 했지만 로밍을 안 해놔서 통화가 안되니까 시간을 끌어서 내가 취소하길 바랐지만 내가 취소 안 하니까 (앱에서는 안되었음) 그냥 다른 부위로 구워서 보내준 것 같았다. 그래도 아주 맛있게 잘 먹고 디저트로 바나나칩까지 야무지게 먹고 씻고 드라마 보다가 잘 잤다.
여행 사담]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식탐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음식이 늦게 (1시간 반이나) 왔어도 사실 짜증이 난 건 배고파서라기보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가 더 크다. J형은 규칙에는 얄짤없다. 그래서 약속 안 지키면 약간 강박처럼 싫다. 물론 배고픈 것도 싫긴 한데, 그래서 오는 짜증보다는 약속 안 지켜서 오는 짜증이나 화가 더 큰 것 같다. 식탐이 없는 건 아마도 유전적 영향이 제일 클 것 같다. 아빠도 말랐고, 엄마도 말랐으며, 남동생도 말랐으니까 ㅎㅎ 어떻게 보면 친할아버지도 키는 크셨지만 뚱뚱하지는 않으셨고, 친할머니는 작고 마르셨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모두 작고 마르셨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집은 항상 적게 먹었고, 과식 따윈 하지 않았던 집안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 간식도 과자 같은 건 연중행사였던 것 같고, 간식을 잘 안 먹거나 시골 참 같은 느낌으로 국수나 뭐 그런 걸 엄마가 해줬던 것 같다. 물론 어릴 때는 내가 하도 안 먹어서 엄마가 내가 먹는 게 소원이라고 입에 떠먹여 주고 그랬다. 커서도 수박 씨도 발라주고 그랬으니까... 참 철없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