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day Bangkok
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씨엠립 두 달 살이 그리고 방콕 한 달 반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드디어 오늘 밤에서 내일 아침으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어제 예능을 보다가 잠들어서 노트북을 열어두고 잠이 들었다. 일어나서 주식 예약걸어두고 씻고 와서 인터넷 조금 하다가 캄보디아에서 태국 넘어올 때 비행기에서 준 심카드를 끼웠다. 데이터 1일짜리라서 오늘 그랩 탈 때 유용할 것 같았다. 편하게 한번에 공항에 갈까 아니면 공항철도역까지만 그랩을 탈지 아직도 고민이다. 12시쯤 오늘이 마지막날이라 후회하지 않도록 밀크티 맛집에서 밀크티랑 그린티랑 2개 시켜놓고 세븐일레븐에 가서 매번 재고가 없었던 콘치즈빵 사가지고 나오는데 마스크를 저렴하게 팔길래 태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검정 마스크 2개 사가지고 호텔로 돌아와서 콘치즈빵에 밀크티 맛있게 먹고 그린티 먹으면서 드라마를 봤다. 한국 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드라마를 보다가 마음이 조급해 오후 3시부터 짐을 다시 싸고는 드라마를 다시 봤다.
태국은 통행금지 시간이 있어 그랩이 오후 8시까지만 한다. 그래서 7시 45분에 예약을 걸어뒀는데 취소되면 어쩌나 불안했다. 그래서 결국 저녁을 5시 반쯤 푸드판다로 시켜놓고 기다려서 6시에 치킨라이스를 받아서 먹으려고 하는 찰나! 같이 배달온 육수 국물을 침대에 쏟아버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꼭 이런 실수를 한다. 열심히 닦고 치워놓고는 맛있게 놀면 뭐 하니 보면서 먹고는 샤워를 했다. 그리고 짐을 싸서 바로 내려왔다. 체크아웃은 키만 주니 바로 해줬고, 7시에 예약해 둔 그랩을 취소하고 공항으로 바로 가는 그랩을 불러서 바로 갔다. 다행히 택시가 와서 잘 타고 4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택시 아저씨는 내가 한국인인걸 눈치채고는 K-pop을 음악으로 깔아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길 해주셨다.
그리고 지난주에 항공편이 취소되어 어떤 한국 여자를 태웠는데 공항에서 카오산 올 때 택시비를 못 받았다고 한다. 아저씨의 자세한 사정은 영어가 짧아서 서로 못 알아 들었지만 내 생각에도 그 여행자는 조금 못된 사람 같아 보였다. 태국도 우리나라도 Covid-19 때문에 힘든 건 마찬가지고 본인의 상황도 택시 아저씨도 힘들 텐데 택시비를 떼어먹다니 ㅠㅠ 안타까웠다. 아저씨는 나도 택시비를 못 받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이야기했던 건지 나는 톨비도 드리고 그랩에 나온 가격에 끝자리숫자는 아저씨는 안 받으려고 하셨지만 드렸다. 서로 고맙다는 인사를 나눈 후 공항에서 잘 내렸다. 새벽 1시 비행기지만 공항 도착시간은 8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켜고 예능을 2편 내리 보니 10시가 넘어서 체크인을 바로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비행 편은 취소되지 않았고, 짐도 잘 붙이고 출국심사도 잘 받았다. 신기했던 건 한번도 해보지 못한 통 안에 들어가서 나오는 걸 했다. 바람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미드에서 나오는 신식 검사대인가 보다 했다. 라운지는 기대도 안 했는데 게이트 근처로 가니 팻말을 들고 있는 몇몇 분이 계셨고 그중 PP카드 팻말이 이어서 나에게 눈빛을 보내길래 나 카드 있어요!라고 하니까 나를 미라클 퍼스트 라운지로 안내해 주셨다. 라운지가 열려있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안내해 준 분은 이 공항에서 열려있는 유일한 라운지라고 했다. 자리를 잡고 커피를 한잔하고 쉬었다. 워낙 일찍 공항에 온 터라 배행기를 타는 12시 40분까지 아주 오랫동안 앉아 있어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도 허리가 조금 아팠다. 새벽 1시 10분 비행기인데 공항에 7시 40분에 도착했으니 약 5시간 넘게 공항에 있었던 셈! 이제 비행기를 타고 또 약 6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한다.
마스크도 커피 마실 때 빼면 계속 쓰고 있어야 했는데 내일이 되면 코부분에 자국이 나 있을 것 같았다. 얼굴에 닿는 부분이 간질간질했지만 손으로 긁긴 싫었다. 탑승 시간이 다가와서 라운지에서 나와서 화장실 들렀다가 탑승게이트로 향했다. 라운지에서 커피 한잔이랑 샌드위치 그리고 오렌지 주스 이렇게만 먹었지만 2시간 정도 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행히 무사히 나는 새벽 1시 인천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여행 사담] 이때는 코로나가 심했을 때여서 공항라운지도 다 닫았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다행히 한 곳이 열려있었고, 마스크 벗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커피, 샌드위치, 주스만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기내식이 나왔지만 먹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왠지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를 벗는 건 코로나에 걸리는 제일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ㅎㅎ 이후로 만으로 2년간 꼼짝없이 여행을 못 갔고, 2022년 9월에 발리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이때는 내년에는 괜찮아지겠지... 한국으로 돌아가게 돼서 기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몇 달간은 여행은 정말 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겠지만 이때는 정말 나는 또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더 불안했고, 또 덜 불안했던 것도 있었다. 뉴스를 안 봤으니까 ㅎㅎ 돌아와서 한국이 심각했다는 것도 알았고, 그 후로 사실 나는 코로나에 한번도 걸려보지 않았기에 잘 모르겠다. 백신 3차까지 맞고, 2차 맞을 때 좀 아팠던 기억만 남아있고, 코로나도 감기 같겠지 뭐 하는 생각뿐... 정말 무서웠던 바이러스였을 텐데... 몰라서 실감 못하는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