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점에서 ‘생각중독’이라는 제목의 책을 보았다. 제목만 보고 구매욕구가 샘솟는 건 오랜만이다. 그 말이 이미 나를 설명하는 단어 같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팀 회의에서 작은 안건 하나를 꺼냈다. 그 업무를 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과태료는 3~5만 원 정도였다. 수백억이 오가는 이곳에서는 사소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에겐 그 위험을 알리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한번 짚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취지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야기를 듣던 과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열음 대리님은 항상 걱정을 잔잔하게 깔아놓고 사는구나.”
그 표현에 회의실이 잠시 웃음바다가 됐다. 다들 나를 표현하는 말로 정확하다고 느낀 듯한 웃음이었다. 나 역시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늘 최악의 경우를 바닥에 얇게 깔아두고, 그 위를 조심조심 걸어 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최악의 경우 시뮬레이션’이 회사 밖으로도 따라온다는 것이다.
‘내일 이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이 결재 안 나면 또 설명을 어떻게 드리지.’
대부분은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고, 나도 그 사실을 안다. 그런데도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뇌주름 사이를 기어 다니며, 매번 나를 쉽게 잠들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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