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울지 않는 법

by cha

얼마 전, 남편과 찍은 사진을 팀원들에게 보여줬는데 사진을 본 팀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대리님이 회사에서 안 짓는 표정인데요?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구나.”


이 말을 이 회사에서 여러 번 들었다. 휴가 사진을 보여줄 때도, 주말에 놀러 간 사진을 보여줄 때도 어김없이 같은 반응이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평소에 도대체 어떤 표정으로 살고 있는 걸까.


회사에서는 내 팔자에 없는 'E'력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밝게 웃으며 나름 친절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내가 내 얼굴을 보며 사는 건 아니니, 그 노력이 제대로 보이는지는 알 수 없다. 실은 의구심이 든다. 작년과 재작년 성과면담에서 표정과 관련된 피드백을 들으면서부터였다.


“내년에는 표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어요. 피드백 받을 때 실망한 티가 너무 많이 나.”


내가 그랬던가? 돌이켜보면 그 면담 직전 팀 회의에서 장표 피드백이 있긴 했다. 2시간 만에 장표 2장을 만들어야 했고, ‘와꾸를 완벽하게 잡아두고, 내용은 나중에 채우면 된다’는 지시에 따라 틀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그런데 돌아온 피드백은 전부 내용에 대한 이야기였다. 팀장님의 말에 나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럼에도 크고 날카로운 목소리 때문인지 한마디한마디가 비수처럼 꽂히는 느낌이었다. 입꼬리가 내려가는 게 느껴졌지만, 입매에 힘을 주며 최대한 의연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회의가 끝나고, 팀장님은 회의실을 나서며 한마디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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