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짜 노동』에서는 인간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며, 화이트칼라일수록 높은 연봉을 받지만 실제 업무량은 적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화이트칼라가 반드시 사회에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고효율과 고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왜 이런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걸까.
달리 생각해 보면 질문은 더 단순해진다. 사람들은 왜 ‘불필요하게 오랜 시간 동안’ 회사에 앉아 있으려 할까. 어쩌면 그것은 사회에 소속되어 있다는 감각, 그리고 내가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인간이 추구하는 자아효능감은 결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과 깊이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팀에서도 시기에 따라 특정 사람들만 유난히 바쁠 때가 있다. 나는 연말연초 정산과 회계감사 대응으로 한동안 숨 돌릴 틈 없이 지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고 매출계획 파트가 바빠지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내 일은 줄어들었다. 팀원들이 분주히 회의에 들어가고 업무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한 감정이 올라왔다. 분노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