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업무를 할 때나 입국 신고서를 작성할 때, 직업란에 ‘직장인’이라고 적는 것이 싫었다.
'회사인간(직장인)'이라니, 나는 회사가 아닌데 나를 회사로 설명해야 하는 게 내키지 않았다. 차라리 ‘의사’나 ‘교사’처럼 한 단어로 설명되는 사람들, 즉 전문직은 부연이 필요 없다. 하지만 ‘직장인’은 다르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굳이 덧붙여 설명해야 한다. 그 과정이 마치 내 가치를 내가 입증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럼 차라리 전문직이 되어야 할까? 주변에 이런 고민을 나눠보았지만, 오히려 전문직들이야말로 AI의 대체 직종이 아니겠냐는 말에 더 막막해졌다. 어디에도 확실하게 나를 맡길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직을 했다. 이전 회사에서의 직무가 나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를 옮겨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나는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 앞에서 길게 설명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내 일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답답하다 못해 초라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어릴 적 꿈을 붙들기 시작한 것이다. '작가'는 내 최종적인 목표가 되었고,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나는 정말 작가가 되고 싶은 걸까. 아니면, 회사에서 벗어나고 싶은 걸까.
얼마 전, 친하게 지냈던 동기가 퇴사를 하며 이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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