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을 더 알고 싶은 하루 (2)

바사 박물관, 야경

by 수니


스톡홀름 중앙역에는 지상으로 다니는 트램을 탈 수 있는 정거장이 있다. 트램을 타고 관광할 곳이 많은 박물관 천지인 유르고르덴 섬을 오갈 수 있다. 유르고르덴 섬에는 대표적으로 스칸센, 동아시아 박물관, 노르딕 박물관, 바사 박물관, 아바 박물관 등이 있다.


스톡홀름은 박물관 입장료가 높은 편이므로 박물관 투어가 일정에 있다면 꼭! 스톡홀름 패스를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왜냐면 나는 경솔하게도 패스를 구매하지 않아서 일일이 비싼 돈을 주고 샀기 때문이다.


트램을 타고 노르딕 박물관 앞에서 내렸다. 목적지는 ‘바사 박물관’인데 노르딕 박물관 뒤편에 자리하고 있어서 드넓은 초원을 지나 걸어가면 된다. 금방 아주 커다란 배 모양의 건물이 보인다.



바사 박물관

바이킹의 후예다운 ‘바사 박물관’은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전함인 ‘바사호’가 전시된 곳이다. 입장료는 한화로 약 18,000원이다. 여러 국가의 언어로 안내문이 있으며 그중에는 한국어 안내문도 있다.


‘바사호’는 1628년 8월 10일 첫 항해를 나선 후 스톡홀름 항구에서 침몰했다. 그 후 333년이 지난 1961년, 난파된 바사호가 다행히도 해저에서 인양되었다고 한다. 복원된 범선 바사호는 수백여 개의 조각상으로 웅장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원형의 98%가 보존되어 있다.





4층 입구 층에서는 바사호의 모형과 인양 작업, 군왕의 배, 정원, 힘써준 여성들을 볼 수 있다. 각종 전시관이 있는 바사 박물관은 2층부터 6층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난 가장 먼저 4층에서 바사호 영화를 감상했다. 17분짜리 영화인데 전시를 모두 둘러볼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바사호는 굉장히 웅장하고 멋졌다. 위아래에서 배 곳곳을 훑어볼 수 있는데 박물관이 워낙 넓어서 돌아다니는 것이 꽤 힘들었다. 가이드와 투어를 하는 분들도 많이 보였고 아이들과 여행하는 가족 단위도 꽤 보였는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바사호


오늘 오후에는 꼭 하고 싶은 일정이 있어서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왜냐하면 호텔 근처에 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날씨가 더 쌀쌀해져서 옷을 하나 더 껴입고 나가기로 했다. 호텔 근처에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언덕길을 올라가며 골목골목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각기 다른 색을 가진 건물들에 자그마한 상점들이 많이 보였다. 돌바닥 길을 걷다가 돌계단을 올라가고 막다른 벽이 보였다. 벽을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가다 보니 초록색 잎이 무성한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공원이 있었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공원의 규모는 아주 작은 편이며 주로 현지인들이 방문하는 곳 같았다. 하지만 누구라도 이 공원에 도착했다면 바로 ‘우와!’하고 겉으로 혹은 속으로 탄성을 지를 것이다. 강 건너 스톡홀름 시청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치 파노라마 뷰를 보는 듯하다. 스톡홀름에서 나만 알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강변을 따라 산책로가 있는데 좀 더 높은 지대로 가서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토록 멋진 풍경을 보며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바라만 봐도 속이 시원하고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그림 같은 풍경을 꼼꼼히 눈에 담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근처에 찾아놓은 식당으로 갔다. 이 곳에는 스톡홀름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메뉴가 있어서 찾아왔다. 아직 이른 저녁시간이라 한가로운 분위기였다. 여럿이 모여 이른 저녁 식사를 하거나 나처럼 혼자 온 손님도 있었다. 이 곳은 요즘 신세대 다운 덮밥을 파는 식당인데 특이하게도 김치가 들어가는 메뉴가 있다. 겨우 며칠 만에 고향의 맛이 그리워진 나에게 정말 반가운 메뉴가 아닐 수 없었다. 다른 메뉴를 볼 필요도 없이 김치가 들어가는 메뉴를 주문했다. 아마도 김치볶음밥 비스무리한 것 같았다. 나를 기대하게 만든 그 메뉴는 김치를 물에 헹군듯한 비주얼과 맛으로 나타났다. 하하하. 김인 줄 알았던 검은색의 정체는 무슨 버섯 같은 거였다. 누가 좀 스웨덴에 김을 수출해주었으면.



A Bowl





배도 부르겠다 마침 딱 해가 질 무렵이라 서둘러 슬루센 역으로 향했다. 무료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찾아가는데 공사 중이라 한참을 헤맸다. 분명 맥도널드가 있는 건물인데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 출입구가 어디 있는지를 몰라서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맥도널드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친절한 그는 나를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겨우 사람 한두 명 탈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마한 수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윗 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워낙 작아서 움직이는 게 왠지 불안했다. 전망대에 도착했지만 근처가 공사 중이라 뷰를 다 망쳤다. 옆으로 피해서 사진을 남기고 붉게 지는 노을을 감상했다. 동쪽과 서쪽이 다른 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바람이 차게 불어 오래 있진 못하고 금방 내려왔다. 감라스탄 쪽으로 걸어가다가 자전거 행렬에 깜짝 놀랐다. 퇴근 시간이라 모두들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이렇게 해 질 무렵에 퇴근을 하다니. 한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일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는 스웨덴의 가족 중심 사회는 우리에게 당연하지만 또 당연할 수 없는 것이다.



서쪽의 하늘



동쪽의 하늘



퇴근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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