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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 Jul 21. 2020

괴레메 우주여행?

* 2014년 11월 터키 여행 시 쓴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됩니다.




오늘은 어젯밤에 오자마자 예약해둔 벌룬 투어를 하는 날이다. 새벽 5시에 픽업차를 타고 벌룬을 타러 갔다.


내가 탄 벌룬에는 나 혼자 동양인이고 나머지는 거의 서양인들이었다. 남미인으로 추정되는 가족들이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웠다.


벌룬이 천천히 올라가면서 아래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각자 사진을 찍어준다.


아무런 느낌도 없이 서서히 하늘과 가까워진다.

평생 한 번쯤 꼭 타볼 만한 신기하고 실감이 안 나는 벌룬.


괴레메는 정말 지구 같지가 않고 어느 외계 횡성에 온 느낌이다. 울퉁불퉁한 기괴 암석들이 잔뜩 늘어진 이 곳은 너무나도 신비롭다. 우주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벌룬이 착륙하면서 나뭇가지에 걸려 조금 흔들렸다.


착륙 후에는 조종사가 한 명 한 명 목에 메달을 걸어주었고 샴페인을 한 잔씩 주었다.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파티인가?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야외 박물관에 갔다. 입장료에 비해 볼게 많이 없었다. 설명을 안 들어서 그런가.


걸어서 마을로 오는 길에 벨리 쪽 트래킹을 하면서 혼자 사진 찍으려고 엄청 애썼다. 혼자서도 참 잘 논다.


배고파서 식당을 찾아들어가 타북 쉬쉬(닭고기 케밥)를 시켜 먹었다. 먹고 있는데 이스탄불 숙소에서 함께 묵었던 오빠들이 지나가다 나를 발견하고 인사를 나누고 함께 먹었다.


그리고 별 일정이 없으면 같이 동굴을 가자기에 오빠들이 렌트한 차를 얻어 타고 데린쿠유 지하도시로 갔다. 가는 도중에 멋진 풍경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잔뜩 찍었다. 혼자 다니다가 누군가와 함께 다니니 내 사진도 찍고 재밌었다. 오빠들은 트렁크에서 엄청나게 많은 카메라 렌즈를 꺼내 자랑했다. 이 멀리까지 엄청난 장비들을 챙겨 오다니, 사진작가인 줄 알았지만 평범한 회사원들이었다. 나보다 훨씬 사진을 중요시하는 그들..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정말 관광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한 번 잘못 들어가면 못 나올 것만 같은 곳이었다.


그만큼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규모가 상당했다.

기원전 7~8세기경 종교박해를 피해 숨거나 종교적인 이유로 은신한 사람들이 살았고 3,000명부터 최대 5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공동생활에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그야말로 정말 지하에 있는 ‘도시’였다.


우리는 지하도시를 구경하다 더 깊이 들어가면 길을 잃을 것 같아 금방 나왔다. 으흘라라 쪽으로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들판길로 가다가 빠져나와 겨우 다시 카파도키아로 돌아왔다.


칼레 레스토랑에 가서 같이 맛있는 저녁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오빠들은 오토갈로,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도착해서 커피값을 안 내고 그냥 나온 것이 생각나 다시 카페로 돌아가서 커피값을 내고 왔다.


그리고 내일 예약해둔 그린 투어를 취소하고 지프 투어와 로즈밸리 투어로 다시 예약했다.



터키 괴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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