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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 Jul 30. 2020

괴레메 투어 후 페티예로

* 2014년 11월 터키 여행 시 쓴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띵띵 부은 얼굴로 조식을 먹었다. 씻고 나서 짐을 정리해 로비에 배낭을 맡겼다.

서둘러 지프 투어를 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로 갔다.

난 중국 여자 5명과 한 팀이 되어 같이 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들은 나에게 관심을 가지며 말을 건네고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는 착한 이들이었다.

자신들은 26살이라며 동생인 나를 잘 챙겨주려고 했다. 아이들처럼 해맑은 그들의 모습에 나도 웃음이 났다.


지프 투어는 말 그대로 지프를 타고 투어를 하는 것인데, 생각보다 거칠어서 위험하지만 스릴 넘치는 투어였다. 길 같지도 않은 길을 달리더니 협곡을 뛰어넘듯 달렸다. 워낙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나는 정말 재미있었다. 함께 탄 언니들도 소리를 지르며 다들 좋아하는 듯 보였다.



중간에 풍경이 좋은 찻집에 들러 터키 전통 차도 맛보고 다 함께 사진도 찍었다. 그중 한 명이 나에게 카카오톡 아이디를 물어보며 자신과 연락을 하자고 했다. ‘Xiong’이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였다. 내가 중국에 가거나 언니가 한국에 오면 꼭 만나자고 했다.


언니들 뿐만 아니라 지프 투어 기사 아저씨도 혼자인 나를 신경 쓰며 잘 챙겨주셨다. 트럭 위로 올라가라고 하시더니 사진을 찍어주시고 연거푸 엄지를 치켜들었던 아저씨. 그의 친절함에 참 감사했다.


어느 언덕에 있는 오래된 기둥이 있는 곳도 갔는데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어디인 줄도 몰랐다.

영어도 잘 못하면서 혼자 여행 다니는 내가 웃기다.


지프 투어가 끝나고 미리 예약해둔 로즈밸리 투어를 하러 갔다. 다행인지 한국인을 만났다. 나와 동갑이고 혼자 여행 온 여자 친구였다. 그녀는 카메라가 고장 나서 휴대폰으로만 사진을 찍어 안쓰러웠다.


선셋을 보기 위해 말을 타고 투어 하는 이들도 보였는데 우리는 걸어서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정상인지 어느 카페에 다다라 음료를 한 잔씩 사 마셨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며 보이는 노을은 정말 황홀했다.



또 혼자 여행 온 한국인 여자 두 명을 더 만나 넷이서 즐거운 대화도 하고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S&S라는 항아리 케밥 식당인데 김태희, 유재석 등 유명 한국 연예인들도 방문해서 맛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고 한다. 가게 안에는 한국인들이 많았는데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여행 온 가족이 눈에 띄었다. 나도 가족들과 왔으면 더 재미있었겠지?


난 비프 항아리 케밥을 주문했는데 정말 뚝배기처럼 작은 항아리에 갈비찜 같은 고기가 듬뿍 들어있었다. 한식과 비슷한 맛이라 너무 맛있게 먹었다.

여태 먹은 중 가장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그녀들과 헤어져 호텔에서 배낭을 찾아와 메트로에 야간 버스를 타러 갔는데, 이스탄불 숙소에서 만났던 언니들을 만났다. 언니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가 버스에 탔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너무 후졌다. USB도 안돼서 휴대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했다. 구글 맵 봐야 하는데... 잠에 들었다. 아주 푹 잤다. 목이 이리저리 꺾인 채로.


괴레메에서 남부지방인 페티예까지는 버스로 약 12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배낭여행자들은 야간 버스를 이용한다. 비행기처럼 버스 직원이 트롤리를 끌며 간식도 주고 휴게소도 들르지만 엉덩이에 쥐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느라 시간이 금방 흘러 페티예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구글맵을 따라 호텔로 가는데 나와 같은 호텔로 가는 한국인 3명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V-GO 호텔은 한국인 천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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