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알파벳은 왜 다를까
한글과 알파벳은 기본적으로
다른 글자다
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도구부터
획의 성질까지 모든것이 다르다
동양(한.중.일)의 문자는 조합하여 하나의 글자를 만드는 조합형이지만
(일본의 고유문자는 나열형이지만 한자의 변형체이기 때문에)
알파벳은 문자 하나하나를 나열하여 하나의 단어를 만드는 나열형 문자다
(캘리그라피는 크게 한자ㆍ알파벳(라틴)ㆍ아랍 문화권으로 나뉘지만 아랍 문화권은 잘 모르기에 언급에서 제외하겠다)
동양과 서양의 문자는 기록에 의해 발달되어왔다
그 과정에서 문화와 사회적 정서에 영향을 받았다
그림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보인다
서양은 면 중심의 표현, 동양은 선 중심의 표현이 가장 대표적이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일필(一筆)에 필속, 필압, 번짐을 이용하여 하나의 획을 완성하지만
(한 획이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한다)
알파벳 문화권에서는 한 획이 잘못 그어져도 다시 그 위에 덧칠을 해서 완성한다
글자를 쓰는데 사용하는 도구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잘 보여진다
동양은 모필류의 둥근 붓 그리고 서양은 딥펜을 사용한다
이러한 동ㆍ서양의 차이를 오늘날 굳이 나눌 필요는 없다
글자를 기록하는데 동ㆍ서양 모두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지금
선 중심, 면 중심 등의 차이를 나누는 것에는 의미가 없지만
캘리그라피를 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이론의 이해는 꽤나 중요하다
오늘날의 캘리그라피는 기록이 아닌 표현이기 때문에
영문 캘리그래피스트(calligraphist), 한글ㆍ한자ㆍ일문 캘리그래피스트(calligraphist)가 사용하는
도구는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다시말해
사각닙의 펜으로 한글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붓으로 한글을 쓰는 것이 표현에 가장 우수하고
동양의 붓으로 영문을 쓸 수는 있지만
영문은 딥펜으로 쓰는 것이 표현에 가장 적합한건 사실이다
위의 사진들에는 한글과 영문의 특징이 꽤나 잘 나타나있다
두 개 모두 딱히 정해진 서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파생이 되게 한 뿌리는 염연히 존재한다
한글은 궁체에서 파생이 되어 변형된 글씨체이고,
영문은 이탤릭체에서 변형이 가해진 글씨라고 볼 수 있다
두 문자를 잘 살펴보면 한글의 경우에는 필압이 굉장히 자유로운 반면
영문의 경우는 필압이 없다
(그렇다고 모든 영문에 필압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런 특징이 보이는 것은 사용한 도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글자마다 표현에 알맞은 도구는 정해져있다
표현에 있어서 자유롭다고 반박한다면 그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 표현의 자유에도 기본적인 틀은 분명히 존재한다
(대충 그린 그림에도 잘 그린 그림, 못 그린 그림이 존재하듯)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는 캘리그래피스트들이 기본적 소양으로
탑재를 하고 글씨를 써야한다
무작정 '예쁘게' 보이기 위한 글씨를 쓰는 것이 아니라
글씨를 '잘' 쓰기 위한 기본을 다지기를 바란다
(이는 필자 또한 평생에 걸쳐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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