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쓰는 법, 어렵지 않아요

가와사키 쇼헤이 _ 《리뷰 쓰는 법》 리뷰

by 수빈 Soobin

리뷰가 넘쳐나는 시대다. 우리는 무엇이든 해시태그나 키워드를 통해 쉽고 빠르게 리뷰를 접할 수 있고, 작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리뷰 중에서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을 만한 가치의 리뷰는 많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리뷰, 즉 자신의 글이 좋은 평가를 받았음 하지만, 너무나 빠르고 냉정한 피드백에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좋은 비평, 가치 있는 비평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용기를 내어 주장하려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쓰고, 어떤 문장으로 표현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들이 이 책을 구성한다.


이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가치관이 있다. 누구는 A가 싫지만 누구는 A가 무척 좋다. 이처럼 사람들은 어떤 것에 대한 평가 기준은 물론 취향도 다르다. 그렇기에 어떤 것에 대해 뚜렷하게 결정하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우리는 가치관을 모아 그들의 결정에 도움을 준다. 그것이 비평이 하는 역할이다.


이 책은 그런 비평의 역할은 물론, 리뷰를 쓰는 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다룬다.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발언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나름의 방법을 제시한다. 1장에서는 리뷰, 즉 비평이란 무엇인지, 왜 이것이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2장부터는 비평을 쓰기 전에 해야 할 준비와 비평을 쓰는 방법, 단련하고 비평을 꿰뚫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비평은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도구이고, 비평 쓰기는 상대에게 가치를 전하는 행위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앞으로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발언할 수 있도록, 세상의 시류에 기죽지 않고 새로운 가치관을 개척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감동을 받았다. 내 주관이 담긴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초심을 일깨워줬다. 그동안 글쓰기 슬럼프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어서 그런지, 이 책이 더욱 고마웠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조금 부끄러웠다. 예전부터 책 리뷰를 쓰고 있기는 했지만, 책에서 읽은 부분과 내 생각을 조합해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 밖에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들은 거의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그대로 복붙한 것 같았다.


여담이지만, 요즘 들어 서평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영상 편집하고 홈페이지 만드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글쓰기 실력이 퇴화됐기 때문이다. 글에 대한 열정은 변함없다. 요새도 가끔 감성 충만한 새벽에 글을 끄적이곤 한다. 아주 거칠지만, 글을 썼다는 것에 늘 뿌듯했다. 무엇이든 내 생각과 감정을 적은 글을 쓰고 싶었고,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책이었기에 책에 관한 글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갈수록 어휘에서 한계를 느꼈고, 읽는 책마다 내용을 세세히 읽으려니 서평을 쓰기도 전에 지치는 기분이 들었다. 갈수록 내 서평은 비슷한 얘기로 가득했다. 사실 지금 이 글도 평소에 쓰는 글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의 고민을 얘기하고, 나만의 생각을 정리한 글로 마무리], 이런 식이랄까. 초반과는 달리 나아지지 않는 글쓰기 실력에 애가 탔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고, "용기를 내어 글을 쓰게 하고 싶다"는 저자의 서문 고백에 감동을 받아 단숨에 읽었다.


중간중간 저자의 세심한 격려가 마음에 들었다. '헤매는 것 때문에 글을 쓸 수 없게 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거나, '과정 중의 실수는 완성에 이르는 흐름에 보템이 된다'던가. 그런 말들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안심이 됐고, 동기부여도 됐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수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불안도 꿀꺽 삼키고, 묵묵히 써 나갑시다. 그리고 글을 다 쓰고 나서 다시 고쳐 씁니다. 의외로 그렇게 하는 편이 내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시룻나 간과했던 부분 또는 그 시점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하기 쉬워집니다."
- p.203


총평을 하자면, 이 책은 두께도 얇고, 내용도 무겁지 않아서 가볍게 읽기 좋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있지만, 막연한 두려움에 도전하지 못했던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번외 : 글쓰기에 관해 내가 공감했던 부분들


(1) 이견이나 반론을 반기자

나는 절대로 내가 쓴 글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올리기 직전에도 지인에게 내 글을 보여주며 피드백을 구하기도 하고, 틈틈이 퇴고를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글쓰기 초보이기에 부족한 점들이 많아서 피드백을 환영하는 편이다. 악플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다 환영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사실 내 글을 봐주시는 것부터 너무 감사한데 댓글까지 달아주시면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다. 물론 댓글이 많이 달리진 않는다. 그래서 댓글 알림이 뜨면 바로 브런치로 들어간다.


(2) 글은 정해진 시간 안에 고쳐쓰자.

이건 정말 백배 공감한다. 글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평을 쓸 때는 그 책을 읽고 난 후의 여운이나 생각이 남아있을 때 최대한 초고를 완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1시간 동안 멍 때리는 사태(?)가 일어난다. 책 내용은 물론 내가 이 부분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요즘에는 책을 읽는 순간순간 에버노트를 켜서 바로 적어 놓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이동 중에 책을 읽는 상황이라거나)는 최대한 생각해둔 것들을 빨리 적어야 나중에 다시 참고해서 쓸 수 있다. 지금 내 '작가의 서랍'엔 급히 적어둔 글들이 가득하다. 쓰다가 만 서평이나 휴학 일기 라던가...


(3) 다 쓴 글을 천천히 읽는다

천천히 읽어야 수정 거리가 보인다. 하지만 너무 천천히 읽다가 5시간 넘게 수정만 했다는 함정이...


(4) 퇴고는 다 쓰고 나서

3번과 연계되는 말인데, 일단 나는 초고를 매우 거칠게 막힘없이 쭉쭉 써 내려가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퇴고를 5번 넘게 하는데, 쓰던 중간에 수정하면 거칠게 쓴 글과 급 진지(?)해진 글들이 마구 섞여서 조금 혼란스럽다. 결국 중간마다 퇴고를 해도 끝나고 다시 수정하니까, 초안부터 완성하고 퇴고를 한다. 글을 쓸 때는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니 새삼 나만의 글쓰기 스타일이 생기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었다.


(5) 계속 쓰자

공감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말이다. 계속 써야 하는데, 이놈의 게으름을 이길 자신이 없다. 나름 여러 글쓰기 어플을 깔아서 생각날 때마다 바로바로 빠르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것도 며칠 안 가는 게 문제다.



<책 속 밑줄>

이 세상 모든 것의 가치가 누군가에 의해 먼저 판정되고, 그 가치가 고정 불변한다면 비평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그런 상황은 있을 리 없고, 여러 가치관이 존재하는 상황이 우리가 진정 바라는 사회이고 문화입니다.


비평은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도구이고, 비평 쓰기는 상대에게 가치를 전하는 행위입니다. 무언가에 주눅 들지 않고, 누구에게 아부하지 않고, 스스로 거리낄 없이 용기 내어 쓴다면 가치는 반드시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다양성의 시대에 '가치를 전달하는 글'이 없으면 어떤 대상의 가치는 소비자에게 발견되지 못한 채 파묻힐 위험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가치는 누군가에게 전달하여 객관성이 갖춰질 때 싹트는 것이며, 진정한 가치를 싹 틔우고자 하는 의지가 '가치를 전달하는 글'을 쓰게 하는 근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수한 다양성 속에서 가치 판단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이에게 가치를 단순화한 글을 제공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사회가 정말 다양성을 추구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전달하는 글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글이야말로 참된 가치를 제대로 비추고, 나아가 쓰는 사람 자신의 가치도 높일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목적의식 어딘가에 '글로 누군가를 움직이겠다'는 미래를 그려 보십시오. 어떤 것에도 가치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전하는 것이 모든 비평이 지녀야 할 태도입니다.


'글쓰기에서는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니까 쉬운 말로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있다면 지지합니다. 하지만 비평의 제일 중요한 의미는 전달하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남기는' 것에 더 강한 의의가 있습니다. 기억에 새겨지기 위해서는 말을 철저히 음미해야 합니다. '재미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습니다. 왜 재미있는지, 어디가 재미있는지, 그 재미에 어떠한 가능성이 숨어 있는지 등등 거기까지 관찰하고 사고하고 철저히 묘사한 글이어야만 읽는 사람의 기억에 저장됩니다. 문장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알기 쉽게 쓰겠다는 핑계로 틀에 박힌 표현을 하는 글쓰기는 언어의 다양성을 죽이므로 피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비평에 덮어쓰기를 하거나 때 묻은 논조를 빌려 오지 않고 새로운 의견을 구축하려면 접점의 발견이 꼭 필요합니다. 다가올 시대는 더 이상 일방적인 말이 통용되는 시대가 아닙니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알기 쉬운 쪽'은 신선함도 없고 감명도 없고 생각을 일깨우지도 못합니다. '알기 어려운 상황'이야말로 글을 쓰기 위한 좋은 재료입니다.


주장에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근거의 재료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주장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 글은 조사로서는 의미가 있어도 비평으로서는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니 조사 준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주장의 방향을 정해 놓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결론을 정해놓고 조사하면 시야를 좁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의견을 밝히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는 발신자와 수신자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현상을 긍정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뒤집어 보면 수신자는 잘 받아들이기 위한 이해심을, 발신자는 잘 보내기 위한 열의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도 강조합니다. 수신자를 배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내는 메시지는 거부당할 것이고, 수신자가 일방적으로 발신자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자신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수신자는 발신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되돌려 주어야 하고, 발신자는 수신자에게 답해야 합니다. 그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 시대를 지금 맞이하고 있습니다. - p.216-217


# 비평은 대상의 긍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현실에서 어떤 대상을 인정하지 않는 한, 관찰을 할 수 없고, 관찰이 불가능하다면 발견도 생겨나지 않고, 발견이 없으면 생각도 쌓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현대에 비평 또는 비평하는 태도를 사회에 퍼뜨린다면 조금이나마 침착함과 차분함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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