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에세이에는 작지만 강한 '연대'가 있다.
내 일상은 결코 평화롭지 않다. 하루 중에도 수 십 가지의 감정을 느끼니까. 나는 수시로 감정적이고, 가끔은 상대방이 무안할 정도로 진지해진다. 때때로 알 수 없는 우울감에 펑펑 울기도 하고, 어떤 날은 사무치게 외로워서 괜히 핸드폰을 껐다 켰다를 반복한다.
솔직히 나는 이런 내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꽁꽁 감추기 바빴다. "툭하면 질질 짜고 울기나 한다"는 잔소리를 어렸을 때부터 들어서일까. 솔직한 말, 있는 그대로의 감정 표출은 내게 금기나 다름없었다. (사실 그래도 여전히 울음을 참는 것은 어렵다)
우리 모두 각자의 가면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가끔 친구들은 내 글을 읽고 놀라 묻는다. "이 글 진짜 네가 쓴 거야?", "너한테 이런 감성이 있는지 몰랐어." 물론 내가 쓴 글이고, 나도 가끔은 내 글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부끄러워서). 하지만 글을 써야 했다. 글은 '자유'였으니까. 글을 쓰지 않으면 나는 버틸 수 없었다. 글을 써야지만 내 속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은 내가 이런 마음이었다는 걸, 글을 쓰면서 알았다.
시도 두 번 세 번 읽을수록 풍부해지듯이, 글도 여러 번 읽어야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마음을 알 수 있다. 나 자신도 그렇다.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해서 진짜 그런 마음만 있는 건 아니다. 두 번 세 번 곱씹어봐야 내 진짜 속마음을 알 수 있다. 절대 입 밖으로 내뱉지 않을 생각까지 말이다.
그런데 나는 속마음을 들여다보기가 겁난다. 두렵고, 외롭다. 혼자 이 많은 좌절감과 우울감을 버텨낼 자신이 없다. 그럴 때 나는 에세이를 읽는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의 활자를 읽으면서, 나와 마주할 용기를 낸다. 결국 에세이를 읽는다는 것은 독자와 작가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작은 연대'가 아닐까.
독자와 저자가 마음을 공유한다는 이 훈훈한 연대에 참여하다 보면, 작가님이 궁금할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랬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느꼈다. 이 문장 하나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셨을지 말이다. 어떤 문장은 달달한 사탕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혀 안에서 계속 굴리면서 곱씹어 보기 좋은 문장이다. 어떤 문장은 쓰디쓴 약 같아서, 읽기가 버겁다. 필터링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외로움이 지금의 나와 똑같아서 피하고 싶어 진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완독 한 이유는, '연대'다. 이 책은 나만 우울하고 힘든 게 아니라는 작은 위로가 되어준다. 때때로 대책 없는 괴로움이 찾아올 때, 혹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할 때, 이 책을 읽어보자. 감성 에세이에는 작지만 강한 '연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