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되자.
오늘도 진상이 많았다. 전자 명부를 왜 해야 하나며 쟁반을 내려치는 사람이 있었고, 야외 테이블을 아주 먼 곳까지 끌고 가서는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테이크 아웃인데도 체온 체크를 해야 하냐며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팔을 내미는 이도 있었고, 음료나 개똥을 화장실에 버리는 이도 있었다. 힘든 하루였다. 사람을 대하는 게 점점 지쳐갔다.
하지만 내가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반대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다. 비록 진상은 짜증 나고 다신 겪고 싶지 않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게 너무나 따뜻해서, 그런 진심 어린 태도들이 좋아서 계속 일하고 싶다. 진상은 금방 잊을 테지만, 내 어깨를 다독이며 괜찮다, 고맙다 말하는 매니저님의 따뜻한 손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존중받는 사람이 되려면 내가 먼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부쩍 한다. 사소한 것을 챙기지 않으면 큰 부분까지 놓치기 마련이니까.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생각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요즘 일하면서 느끼고 있다.
앞으로 더욱 인색하지 않은, 정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될 수 있다면 상대방의 인색함까지 받아줄 줄 아는 쿨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러니 감정 표현을 아끼지 말자.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먼저 주고, 먼저 다가가자. 분노와 미움보다는 애정과 배려를 더 많이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