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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빈 Soobin May 30. 2022

함께 넋두리할 니트 동지를 찾습니다

백수 친구 있니 없으면 나는 어떠니

활동형 니트, 즉 '일하는 백수'를 아시나요? 백수면 백수지 뭔 일하는 백수냐고요? 글쎄요, 확실한 건 제가 그 일하는 백수고요. 저도 제가 일하는 백수가 되고 싶진 않았답니다. 활동형 니트(NEET)란, 일의 부분적 거부자이자, 새로운 방식의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해요.


인터넷에 '니트족'을 치면 대부분의 기사나 사전에서 "일할 의지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나오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ㅠ 니트는 노력이나 의지 부족, 성격 등 개인의 문제로 매듭 지을 수 없어요. 오히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사회에서 규정되지 않았거나, 단어와 직업이 없어서 니트 생활 중인 사람들이 태반이랍니다. (그게 바로 나)


사회는 흔히 경제적으로 가치 있어야만 그것을 '노동'으로 인정하곤 해요. 집안일 같은 가사 노동이나 돌봄 노동도 마땅한 노동인데 불구하고, 그 경제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저는 이러한 노동을 바라보는 기존 시스템에 저항하는 사람이고, 새로운 일의 방식을 찾고 있어요. 경제적으로 가치 없는 노동도 노동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고요. 그런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법적으로 보호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점에서 니트는 어쩌면 활동가이자, 운동가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니트가 직장, 직업이 없고 그로 인한 사회적 단절을 겪고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많죠.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소외감이 크거든요. 법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비주류다 보니 네트워킹이 절실한데요. 직장 경험 없고 사회생활 경험도 많지 않은 청년 니트들이 스스로 네트워킹하는 건 무리예요. 관계 맺음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니트 생활은 은둔 생활이나 다름없죠. "작은 회사라도 들어가서 능력을 키우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일은 신념이기도 하니까요..!



뭐.. 넋두리하느라 두서없이 길어졌긴 한데, 이 글은 니트인들과 연결되길 간절히 바라는 저의 마음에서 터져 나온 글이에요. 사실 너무 답답해요 요즘. 혼자 있고 싶지 않은데 너무 고립되기가 쉬운 게 니트 같아요. 


그러니 저와 같은 니트가 있다면 꼭 연락 주세요. 혹은 지인 중에 니트가 있다면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꼭 만나서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거든요. 그밖에도 실패 경험이 많은 사람들, 창작자들을 찾아요. 유튜브에 도전했다가 포기했다던지, 자기 계발과 퍼스널 브랜딩 등 성장주의에 질린 사람들이라던지.. 이런 얘기 관심 있는 사람들 대환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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