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오프 : 페르소나 정의하기
지난 글에서 채용 협업 프레임워크 3단계를 소개했습니다.
킥오프(채용 전) → 중간 싱크(채용 중) → 회고(채용 후)
이제 그 첫 번째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다룹니다. "우리는 지금 누구를 채용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바로 페르소나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페르소나란 우리가 찾고 있는 인재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어떤 배경을 가지고, 어떤 경험을 했으며,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진 사람인가를 그려내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페르소나를 정의한다는 것이 선호 조건과 출신을 나열하는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경력 10년 이상, 대기업 출신, 브랜드도 잘하고 숫자도 잘 보고, 리더 경험도 풍부한 사람
이런 조건을 협의하고, 그대로 공고에 올리는 순간, 그 채용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것은 모든 것이 완벽한 유니콘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시장에 없거나, 있어도 우리 회사에 오지 않습니다. 채용담당자의 역할은 이 조건들을 '시장과 연결 가능한 현실적인 모습'으로 조각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채용 요청서 양식이나 기초 질문법은 인터넷에 많습니다. 그 내용을 참고해도 충분합니다.
다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대화 방법이나 질문 기법이 아닙니다. Hiring Manager와 함께 페르소나를 정의하는 과정입니다.
1. 조직 내 부족 탤런트 정의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직무명'을 지우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적는 것입니다.
한 커머스 스타트업이 처음으로 마케팅 리드를 채용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현재 마케팅팀 6명이 퍼포먼스, 인플루언서, 콘텐츠, 브랜드를 각자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이를 총괄할 리더가 없습니다. 경영진은 말합니다.
"통합 마케팅을 이끌 리더가 필요합니다. 브랜드도 잘하고, 숫자도 잘 보고, 팀도 키우는 사람이요."
이때 채용담당자는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대화를 나누며 조직의 현재 상태가 드러납니다.
[장기적으로 부족한 탤런트]
- 전사적 마케팅 방향성
- 팀원 육성 체계
[지금 당장 부족한 탤런트]
- 숫자 기반 성과 체계 설계
- 브랜드 전략 수립
채용담당자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 조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경영진과 대화한 결과, 숫자 기반으로 팀을 정렬하고 성과 체계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해 보입니다. 브랜드는 외부 전문가를 쓰더라도, 내부에서 팀을 키우고 숫자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페르소나 타입별로 비교하기
문제가 좁혀졌다고 해서, 단 하나의 이상적인 인재상을 그려서는 안 됩니다.
저는 페르소나의 타입 별로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 최대한 예측하려고 노력합니다. 각 타입별로 강점이 무엇이고, 약점이 무엇이며, 이 사람을 채용했을 때 예상되는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를 미리 그려봅니다. 위에서 든 마케팅 리드를 예시로 타입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3. Hiring Manager와 함께 선택하기
타입을 구분하여 Hiring Manager와 함께 비교하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세 가지 타입을 정리해 봤습니다. 각각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예상되는 이슈가 다릅니다.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이때 중요한 건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Type A를 선택하면 숫자 기반 성과 체계는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브랜드는 외부 인력으로 보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Type B를 선택하면 브랜드 전략은 탄탄하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에 강한 시니어를 별도로 영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Type C를 선택하면 빠른 실행력은 얻지만, 전략적 깊이는 외부 컨설턴트로 보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Hiring Manager와 대화하며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한 건 무엇인가요? 1년 뒤 우리 조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요?
이 대화 끝에, 우리는 Type A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당장 성과 체계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하고, 브랜드는 외부 전문가로 보완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의 본질은 받아쓰기가 아닙니다.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준을 세팅하는 것입니다. 가끔 리더조차 자신이 누구를 원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대화를 나누며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론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그 모호함을 구체적인 언어로 시각화해 주는 것.
그리고 시장의 현실을 반영해 최선의 대안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요청을 수행하는 사람'과 '인재를 정의하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이렇게 킥오프에서 페르소나를 정의했습니다. 이제 시장에서 소싱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의한 Type A가 시장에 없거나, 있어도 우리 회사에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다시 Hiring Manager와 만납니다. 시장의 반응을 공유하고, 전략을 조정합니다. 이것이 중간 싱크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중간 싱크에서 시장 반응을 보며 전략을 조정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요약
1. 킥오프에서는 직무명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정의한다.
2. 페르소나 타입별 강점, 약점, 예상 이슈, 예상 인력 구성을 비교한다.
3. HM과 함께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할지 명확히 하며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