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이 끝난 자리에는 무엇이 남아야 하는가

회고 : 채용에서 배우기

by 숲서랍

킥오프에서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중간 싱크에서 전략을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종 합격자가 입사했습니다. 이제 협업 프레임워크의 마지막 단계, 회고입니다.


채용이 끝나면 보통 무엇이 남을까요? 입사자 한 명. 그게 전부인 조직이 많습니다. 다음 채용 요청이 들어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합니다.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저는 채용이 끝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Hiring Manager와 다시 만납니다. 형식은 다양합니다. 티타임, 커피챗, 런치, 심지어 복도에서 10분 대화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이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는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 사람을 영입하기로 한 의사결정은 과연 타당했는가?"를 묻습니다.


이것이 회고입니다. 채용의 타당성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레슨런으로 남기는 시간입니다.

채용 타당성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지표는 없습니다. 조직이 생존의 분기점에 있다면 약간의 파열음이 나더라도 매출을 견인하는 사람이 타당한 채용일 것이고, 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면 신뢰와 협업 밀도를 높이는 사람이 타당한 선택일 것입니다. 회고를 여러 번 거치며, 저는 타당성을 판단하는 나름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1. 킥오프에서 정의했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있는가

개인이 부여받은 KPI를 달성하는 것과, 조직의 진짜 병목을 뚫어내는 것은 다릅니다. 우리가 채용 전에 합의했던 그 문제, 그것을 해결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개인은 열심히 일하는데 조직의 병목은 그대로라면, 역할 정의나 온보딩이 잘못된 것입니다. 반대로, 입사 후 우리가 정의했던 그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면, 이 채용은 타당할 수 있습니다.



2. 조직 내에서 긍정적인 파동을 일으키는가

이건 단순히 협업을 잘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들어온 후, 동료들도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하게 되는가. 조직 전체의 인재밀도가 올라가는가. 일종의 긴장감 있는 파동입니다. 조직의 빈틈을 메우고 동료들의 퍼포먼스까지 끌어올리는 사람. 직속 리더, 밀접한 동료, 타 부서 전방위에서 고르게 좋은 평판이 들려오는 사람입니다.



3. 우리 조직의 구조와 타이밍이 맞았는가

역량이 뛰어나도 조직이 그 역량을 담아낼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타당한 채용이 아닙니다. 개인의 역량은 뛰어난데 결과적으로 아웃풋이 나지 않거나 겉돈다면, 조직의 목표가 급변했거나 그를 담아낼 리더십과 구조가 부재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건 채용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와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왜 타당했는지, 왜 타당하지 않았는지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분석 결과를 레슨런으로 남깁니다. 레슨런이란 실패와 성공을 통해 얻은 우리 조직에 대한 이해입니다. 단순히 "이번 채용 잘했네" 또는 "실패했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조직은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어떤 사람과는 안 맞는지를 구체적으로 발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남긴 레슨런 중 일부는 이렇습니다.



실패에서 배운 우리 조직

우리 조직은 부정적인 사람에게 약하다 : 역량도 괜찮고 면접도 무난했지만, 입사 후 계속 회사 욕을 하고 다닌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에너지가 조직 전체로 퍼졌습니다. 우리 조직은 부정을 전파하는 사람에게 특히 취약합니다.
우리 조직은 빠른 실행력이 필수다. 하지만 그것이 약점이기도 하다 : 역량도 괜찮고 평판도 좋았지만, 빠른 실행이 필요한 우리 조직과는 안 맞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너무 빠른 실행력만 있는 사람을 채용했을 때는 체계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조직은 빠른 실행력이 필수이지만, 동시에 체계를 잡아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성공에서 배운 우리 조직

우리 조직은 빈틈을 스스로 찾는 사람이 필요하다 :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우리 조직은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보다, 문제를 스스로 찾는 사람이 훨씬 잘 맞습니다.
우리 조직은 성장기라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 조직이 20명에서 40명으로 성장하는 타이밍에, 프로세스를 만들어 조직을 안정화시킨 사람이 있었습니다. 우리 조직은 지금 성장기이고, 프로세스 경험이 있는 사람이 큰 임팩트를 만듭니다.
우리 조직은 긴장감 있는 파동이 필요하다 : 그 사람이 들어온 후 동료들도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조직은 혼자 잘하는 사람보다, 동료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사람이 훨씬 가치가 높습니다.


제가 채용을 하면서 들었던 가장 기분 좋은 말 중 하나가 있습니다.

"이렇게 조직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저는 채용만 전문으로 팠던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감히 말하자면, 채용담당자는 채용 방법론을 실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너머의 조직을 보고, 실행하며,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외부의 채용 방법론을 참고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조직이 직면한 과제를 진단하고, 왜 지금 이 사람이 필요한지를 치열하게 묻고, 실패와 성공을 통해 우리만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오직 내부의 치열한 회고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채용담당자가 남기는 것은
빈자리를 채운 인력이 아니라 조직의 고유한 채용 기준입니다.



요청을 받아 실행하는 운영자에서, 조직의 기준을 설계하고 남기는 아키텍트로.

그리고 이 기준이 쌓여, 채용은 조직의 자산이 된다고 믿습니다.



요약

1. 회고는 채용 타당성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레슨런으로 남기는 시간이다.
2. 레슨런은 우리 조직에 대한 이해이며, 이것이 쌓여 우리만의 채용 기준이 된다.
3. 채용담당자가 남기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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