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첫날

by 수리향

중국에 도착하고 만 하루가 되지 않았다. Z비자를 발급받는 일도 너무나 힘들었는데, 중국에 도착하고 QR코드 찍다가 하루가 다 간 것 같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겨우 호텔에 하룻밤을 보내고 감사한 마음으로 브런치 글을 쓰고 있다. 혹시 중국으로 출국하실 분들을 위해서 필요했던 것이나 준비하면 좋을 것을 남긴다. 부디 나처럼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1. 출국은 적어도 3-4시간 전에

원래는 비행기 티켓 창구가 열리는 시간은 2시간 전이면 충분했는데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여러 가지 체크할 것이 많아져서 3-4시간 전에 이미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가족들과 출국장에서 멍 때리다가 나중에 한 바퀴 돌아 선 줄이 내가 서야 할 줄임을 깨닫고 아차 했던 것 같다.


2. QR 코드는 녹색과 노란색 2개 발급

나는 48시간 전에 지정병원에서 PCR과 혈청검사를 하고 녹색 건강 QR코드를 발급받으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비행기 티켓을 받을 때 보니 노란 QR코드를 하나 더 발급받아야 하더라. QR코드와 여권, 비자 등을 미리 캡처해놓고 도착지에 대한 주소와 전화번호 등도 미리 잘 적어두어야 쓸 수 있는 폼이었다. 그런데 노란 QR코드는 출국할 때 필요한 게 아니라 중국에 입국한 후 입국심사에 필요한 것이더라. 바보 같이 입국 후 파파고 돌리면서 죽어라 한 시간을 작성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발급받은 코드라 좌절했었다.


- 녹색 QR코드 발급 https://hrhk.cs.mfa.gov.cn/H5/

- 노란 QR코드는 안타깝게도 주소가 없고 공항에서 QR코드로 직접 찍어서 접속해야 한다.


3. 필수 - 위챗(Wechat)

중국에서는 웨이신이라 불리는 위챗은 한국의 카카오톡이다. 중국 출국 전부터 위챗으로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의사소통을 해서 위챗은 당연히 깔고 왔다. 위챗으로 채팅뿐 아니라 위챗 페이도 하고 QR코드도 다 찍는다. 그러니까 중국 생활에 필수품이다. 하지만 위챗 페이는 중국은행 계좌를 개설해야 해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카드도 안 되고 달러도 안 되는 중국 생활에서 외국인은 슬프다.


4. 알리페이 투어

중국에서 결재는 위챗 페이와 알리페이를 주로 사용한다. 이 두 가지 모두 중국은행 계좌가 개설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여행객은 말할 것도 없고 취업한 나도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격리 호텔로 이송되어 중국 계좌를 개설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런 슬픈 외국인들을 위한 앱이 있는데 바로 알리페이 Tour이다. 일단 Alipay(AlipayHK가 아니다)를 설치한 후 Tourpass를 검색하면 활성화되는데 일반 Visa나 Master 카드가 다 연결된다. 실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가 필요하므로 한국에서 설치해오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전화가 되는 홍콩 유심을 사두어서 이 번호로 가입했다. 누적 5000위안까지 밖에 안 되고 한 번에 90일까지만 사용 가능하지만(남은 금액은 환불됨) 소소하게 페이를 사용할 일이 많으니 꼭 만들어두고 오자. 호텔 격리 비용이 2주에 7200위안이므로 감안해서 환전 계획도 세우고.


5. VPN, 유심

VPN, 넷플릭스는 반드시 설치와 가입을 하고 오자. 개인적으로 티빙을 좋아해서 네이버 멤버십 사용하고 있는데 티빙은 국가 제한이 걸려서 한국 서버로 경유해도 걸려서 해지했다. 그냥 넷플릭스 보는 게 정답이다. VPN은 판다 VPN을 많이 사용하는데 너무 비싸서 Express VPN 15개월치를 결재해서 왔다. 요즘 행사해서 조금 저렴한 편이고 서버도 많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한국 서버가 너무 느려서 한국을 주로 이용하는 분들은 비추이다. 호텔 와이파이는 잘 되는 편이다. 그런데 갤럭시 같은 한국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는 조금 접속에 문제가 있다. 중국 안드로이드폰은 자동으로 와이파이 잘 잡는 것을 보니 중국 안드로이드폰이 있으면 가져오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아이폰이 가장 무난한데, 신기하게도 아이폰에서는 카카오톡도 되고 보이스톡도 되더라. 참고로 리디북스나 Yes24와 같은 이북들은 VPN 없이도 잘 다운된다.

유심은 데이터유심이 있고 전화되는 홍콩 유심이 있는데 데이터가 좀 작더라도 전화되는 홍콩 유심을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전화번호가 있으면 일단 문자도 받을 수 있고 생각보다 와서 설치하는 앱들이 많은데 인증이 필요한 경우 매우 유용하다. 어차피 초반에는 공항과 호텔만 와서 데이터를 사용할 일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연락처를 요구하거나 이동 시 데이터를 사용할 때 매우 유용했던 것 같다.


6. 칫솔치약, 비누, 슬리퍼, 샤워필터, 컵

호텔 시설은 나쁘지 않은데 칫솔은 그냥 일회용품이라 가져오는 게 낫다. 그리고 치약은 정말 아주 작아서 치약은 많이 가져올수록 좋다. 비누는 없고 작은 샴푸, 린스, 바디워시가 있는데 나는 비누 올인원이라. 집에서 가져온 비누가 매우 유용했다. 속옷 빨래랑 설거지를 생각하면 3-4개 가져오면 적당한 것 같다. 슬리퍼는 호텔에서 주는데 너무 얇아서 집에서 가져온 얇은 슬리퍼가 유용했다. 그런데 겨울이라 털 슬리퍼를 가져올 걸 후회 중이다. 두꺼운 슬리퍼가 부담스러우면 수면양말을 신는 것도 좋다. 샤워필터는 피부가 물이 예민한 편이라 한국에서부터 사용했는데 중국에 10개 정도 부치고 자가격리 시 사용할 필터도 몇 개 가져왔다. 일단 샤워필터는 성공했는데 세면대에 필터를 설치하는 것은 실패했다.


7. 차, 커피, 라면, 김치, 간식거리

개인적으로 차와 커피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짐들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차(트와이닝)와 커피믹스는 꼭 챙겼다. 격리 들어와 보니 군것질 거리는 하나도 없고 밥만 주는데 간식과 차가 정말 간절하더라. 아침에 차와 커피를 마신 후 심신이 안정됨을 느끼며 글을 쓴다. 포카칩 초코파이 같은 간식들도 챙겨 왔으면 좋았을 텐데 부피가 너무 커서 라면만 좀 챙겨 온 게 아쉽다. 라면은 어제 늦게 도착해서 밥이 좀 늦었을 때 끓여 먹었는데 (라면 포트도 챙겨 왔다) 배고플 때 부셔 먹기도 좋고 끓어서 한 끼 먹기도 좋고 딱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질소 가득 든 과자보다는 라면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리고 김치 같은 것도 여력이 되면 챙겨 오면 좋은데, 나는 출국 전에 한 달 동안 김치볶음밥만 먹어서(...) 통조림으로 포장된 김치만 조금 싸왔다. 만약 중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면 김치도 넉넉히 챙겨 오는 게 좋다. 김치는 위탁 수화물로 가져올 수 있다. 중국 도시락은 간장 베이스에 후추향이 좀 강한 편인데 내 입에는 좀 짜지만 잘 맞는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침에 죽을 주면 좋은데 뭐가 나오려는지...


8. 컵

호텔에 종이컵 4개가 비치되어 있는데 이걸로 이 닦고 물 마시기 애매하다. 게다가 나는 차를 물 마시듯 마셔서. 개인적으로 도자기컵에 마시는 걸 선호해서 작은 스텐리스 텀블러와 도자기컵을 가져가려 했는데 공항에서 아니다 싶어서 빼고 실리콘 컵 2개를 가져왔다. 도자기컵보다는 못하지만 매우 유용한 것 같다. 그리고 몰랐는데 내가 물을 하마처럼 마시더라. 한국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자가격리하니 550미리 물 한박스(24통) 받고 하루도 안 되어 7통을 마셨다. 그런데도 목이 자꾸 마른 것이 물에 갈증나는 약을 탔나 의심이 들 정도이다. 결국 안 되는 중국어로 물 한박스 더 시켰는데 프론트에서 제대로 못 알아듣고 휴지랑 칫솔같은 생필품만 잔뜩 보냈다. 두번째 전화해서 겨우 한 박스의 물을 무사히 주문했다. 물이 많으니 마음이 든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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