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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향 Feb 22. 2023

ChatGPT에게 코딩을 물어보다(1)

2022년 12월, 인공지능에 대변혁이 일어났다. 혜성처럼 등장한 ChatGPT은 인공지능의 경계를 부수고 인간 지능에 필적하는 특이점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에서 VPN이 잘 안 되었던 관계로 1월쯤 처음 ChatGPT를 맛보았다. 내가 아는 게 수학과 코딩 밖에 없어서 수학 문제도 물어보고 코딩 문제도 물어보았다. 당시 수학은 쏘쏘였는데 코딩은 정말 놀라웠다. 물론 복잡하고 큰 규모의 프로그래밍은 물어보지 못했지만 사고력을 요하는 코딩 문제에서 GPT는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있었다.



1. 1부터 n까지 합을 구하는 프로그래밍

sum = 0으로 두고 for문 돌리는 건 하수고, 가장 좋은 건 가우스 공식을 이용하는 것인데 GPT는 단번에 후자를 이용하였다. 단순히 답을 외운 것인지 메타인지가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2. 소수를 구하는 프로그램

소수(Prime number)를 구하는 방식은 약수를 개수가 2개인 자연수를 구하는 방식과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구하는 방식이 있다. 중학교 때 배우는 것인데 처음 문제를 풀 때는 대부분 전자의 방식으로 풀다가 시간 초과 에러를 내곤 한다.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로 구하는 방식인데 나도 진짜 어렵게 어렵게 풀은 문제였다. 그런데 GPT는 망설임도 없이 후자의 방식으로 3초 만에 코딩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나는 좌절했다.)



3. 피보나치수열 문제

유명한 피보나치수열은 재귀용법을 물어볼 때 많이 사용된다. 수학에서는 일반항으로 나타내기 힘든 점화식을 구하는 문제인데 (일반항도 나타내는 방법은 있다) 과연 점화식으로 문제를 나타내고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결과는 GPT 승. 심지어 시스템에 무리가 가는 재귀가 아니라 for문으로 깔끔하게 풀었다. 입출력까지 완벽하니 할 말이 없었다.



4. 계단 오르는 문제

피보나치와 함께 수학 문제로 자주 나오는 문제인데 점화식은 피보나치와 같다. (초기항 빼고) 문제를 이해하고 풀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는데 이해를 매우 잘하는 것 같다.


GPT가 망설임 없이 군더더기 없는 코드를 한 줄씩 완성할 때마다 코드에서 화살이 하나씩 튀어나와 가슴에 파바박 박혔다. 그동안 내가 공부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이게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큰 단위의 프로그래밍에서도 개발 루트만 잘 짜주면 나머지는 이 정도 코딩 실력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니까 큰 단위의 프로그래밍도 이미 GPT가 잘한다고 보면 된다. 아니면 큰 틀은 인간이 이어주고 코드 한장 한장은 GPT에게 맞긴다던지.(이미 이렇게 많이 하고 있더라) 게다가 속도는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속도로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으니 앞으로 인공지능 개발자들 빼고 많은 개발자들의 실직이 예상되었다.


근데 인공지능 코드도 인공지능이 충분히 짤 수 있는데...? 뭔가 한참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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