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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향 Feb 22. 2023

ChatGPT에게 수학을 물어보다 (2)

월간 GPT 2월

1월에 만난 GPT는 막 고등학교 올라온 학생의 수준이었다.

ChatGPT에서 수학을 물어보다 (1) (brunch.co.kr)


2월의 GPT는 어떤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물론 코딩은... 더 물어보고 싶지 않고 수학만 물어봤다. 결론만 말하면 GPT는 고등학교 졸업해서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풀이인데, 앞으로 문제집을 만드는 건 인간의 몫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100까지 자연수 카드에서 소수를 뽑았는데, 그 수가 홀수일 확률은?

조건부 확률 문제였는데 1월 때와 달리 소수도 정확하게 구하고 그중 홀수일 확률을 n(A교B)/n(B)로 잘 풀었다. 조건부 확률 정의를 늘어놓으며 삽질하던 모습은 오간데 없어졌다.



2. 대통령 선거에서 A후보의 득표율이 10000명 표본 조사 결과 35%였다. 95% 신뢰도로 실제 득표율에 대한 신뢰구간을 추정하시오.

통계의 신뢰구간 추정 문제인데 이건 공식화되어 있어서 무척 쉬울 거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 잘 풀었다. 심지어 풀이도 완벽하다. 수식은 LaTex로 적혀서 주피터 노트북에 붙여서 텍스트로 변환하면 풀이집으로 이용 가능할 정도이다. 라텍스 수식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주피터 노트북으로 변환하여 붙인다. 꼭 주피터 노트북 이용할 필요는 없고 Markdown을 지원하는 편집기에 붙이면 잘 파싱해준다.


(GPT 답변)



내가 서술형 풀이를 쓰라고 해도 이렇게 자세히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제 GPT에게 고등학교 문제는 너무 쉬운 것 같아서 대학교 수준으로 올려주었다.



3. f(x)= sin(1/x)일 때, f는 x=0에서 점별수렴하는가?

(GPT 답변)


네, 너님이 맞아요. 근데 진동도 발산의 하나인데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4. f(x)= sin(1/x)일 때, f는 x->inf 에서 점별수렴하는가?

(GPT 답변)


네, 너님이 맞아요. 근데 입실론-델타 방식으로 증명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아직 대학교 졸업은 못 했나 보다.



5. \sum{1/ln(n)}은 n->inf 일 때 수렴하는가 발산하는가?

(GPT 답변)


맞다. \sum{1/n}을 기준으로 급수의 수렴과 발산을 판정하는데 \sum{1/ln(n)} > \sum{1/n} -> \inf 이므로 그렇게 된다. 적분 검사로 발산 증명하는 것도 맞다.



6. f(x)=1/(1+x^2)일 때, f를 0부터 1까지 정적분하시오.

(GPT 답변)


적분 풀이까지 완벽하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유명한 삼각함수 치환적분이긴 한데, 학생들은 어려워 한다. 1/(1-x^2)과 1/(1+x^2) 등 모양은 비슷한데 적분하는 방법이 다른 함수들이 많아서... 근데 아무리 어려워도 이미 풀이가 알려진, 교과서에 실린 문제는 이제 성적 판정의 도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7. sin(x)의 매크로린 급수를 구하고 x=0에서 균등수렴하는지 구하시오.

(GPT 답변)


직관적으로도 수렴이 당연하지만 매클로린 급수를 구하고 그것의 n번째 나머지를 구해서 판정할 줄 아는지 궁금했다. 결론은 매우 잘한다. 매우 매우...


근데 생각해 보면 내가 대학교 수준의 문제는 교과서적인 문제 정도만 기억하고 다룰 수 있어서, 그냥 중학교 수준의 응용문제를 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8. 하루 중 시계의 분침과 시침이 겹치는 시각을 모두 구해줘.

(GPT 대답)

시계의 분침과 시침이 겹치는 시각은 시침과 분침이 이루는 각이 0도가 되는 시각입니다. 이 각은 시침과 분침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서 변화하므로, 시각마다 이 각을 계산하여 0도가 되는 시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시계는 12시부터 1시, 2시, ..., 11시, 12시까지 12개의 시각을 가지므로, 이들 시각마다 시침과 분침이 이루는 각을 계산해보면 됩니다. 각도는 시침과 분침의 위치에 따라서 다르므로, 시침과 분침의 위치를 시각의 시간과 분 단위로 계산해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3시 15분일 때, 시침은 3시의 위치에서 1/4 만큼 시계방향으로 회전한 위치에 있으며, 분침은 3시의 위치에서 1/4 만큼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한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시침과 분침의 각도는 90도 - 15/60 * 360도 = 90도 - 90도 = 0도가 됩니다.

이렇게 각도를 계산하여 0도가 되는 시각을 모두 찾아보면,

12시 정각

1시 5분 (또는 55분)

2시 10분 (또는 50분)

3시 15분 (또는 45분)

4시 20분 (또는 40분)

5시 25분 (또는 35분)

6시 30분

이렇게 총 7개의 시각에서 시침과 분침이 겹칩니다.


틀렸다.. 제대로 된 풀이는 h시 m분일 때 시침은 30h+0.5m (도), 분침은 6m (도)에 위치한다. 따라서 30h + 0.5m = 6m 을 만족하는 m을 h가 0~11까지 넣으면서 구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12시 정각은 맞지만 나머지는 다 틀렸다.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GPT에게 조언을 주었다.


9. 위의 문제에서 1시 5분에 분침은 12시 기준 시계방향으로 30도에 위치하지만 시침은 32.5도에 위치하지 않을까? 위의 문제를 다시 풀어줘.

(GPT 대답)

네, 맞습니다. 제가 이전 답변에서 1시 5분에 대한 각도를 잘못 계산하였습니다. 1시 5분일 때, 분침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30도에 위치하지만, 시침은 32.5도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0도가 되는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2시 정각

1시 4분 34초 (약 1시 5분)

2시 9분 6초 (약 2시 10분)

3시 13분 23초 (약 3시 15분)

4시 17분 36초 (약 4시 20분)

5시 21분 49초 (약 5시 25분)

6시 26분 15초 (약 6시 30분)

이렇게 총 7개의 시각에서 시침과 분침이 겹칩니다.


몇 개는 좀 비슷하게 구했지만 내가 구한 답과 초 단위로 오차가 있기고 뒤로 갈 수록 원래의 오답과 비슷해진다. 그 계산 과정을 식으로 나타내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쉽고 GPT가 어떻게 저런 답을 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하루는 24시간인데, 왜 7개 밖에 구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아직 시간관념이 부족한가 보다. 



결론, ChatGPT는
교과서 문제는 대학교 수준까지 가능하고
응용문제는 중학교 문제도 어려워한다.


수학 교사로 재직할 때, 학생들의 기본 개념을 묻기 위해서 교과서의 기본문제를 2/3 세팅하고 응용문제는 마지막에 3~4문제 정도 배치한다. 하지만 이제 GPT를 이용한다면 기본문제 정도는 너무나 완벽한 풀이를 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응용문제만 학생들에게 가져간다면 학생들이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연습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앞으로 평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은 계속 GPT를 이용한 풀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사회는 GPT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수학 실력은 점차 양분화될 것이고 수업과 평가도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변해야 하는데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이동해야 가뜩이나 많은 수포자도 건지고 게으른 수천재들도 잘 이끌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러나 나는 수학은 아니므로... 몇 년 뒤 과연 교육현장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긴 하다. 물론 정보 교과에 비하면 정말 세발의 피이지만... 충분히 위기의식을 느낄만하다.



요즘은...

ChatGPT를 이용해 리눅스와 딥러닝에 대한 기술 팁을 자주 얻고 있다. 항상 기술 유목민으로 구글링을 했는데 이제는 ChatGPT에 물어보면 정련된 맞춤식 기술 문서를 보여준다.(컴퓨터 속 가정교사) 혼자 무언가를 공부할 때에는 ChatGPT가 보조 교사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열의가 있는 학습자에 한해서 그렇고, 그렇지 않은 학습자들은 복사-붙여넣기만 할 테니 앞으로 그런 학습자를 가려내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 ChatGPT는 학습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학습 동반자가 될 수 있지만 교사들에게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열심히 돈 모아서 최대한 빨리 퇴직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근데 그러기 전에 짤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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