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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향 Mar 03. 2024

2급 천문지도사 연수의 시작

한국천문연구원

별을 처음 접한 것은 2018년도였다. 당시 별이나 보고 힐링해야지 생각해서 신청했는데 2주나 되는 긴 연수 동안 선생님들이 너무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덕분에 밤하늘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때 망원경으로 본 별과 달과 태양의 모습을 잊을 수 없어 8인치 돕소니안 망원경을 들고 심심하면 강화도에 별을 보러 가곤 했다. 하지만 부족한 지식에 언젠가 시간이 되면 꼭 자격증을 따야지 생각했지만 본업에 치여, 대학원에 치여, 중국에 치여(?) 한해 한해 넘겨 버리다 드디어 작년 2023년에 3급 천문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따고 보니 내가 너무 모자란 것이 많아서, 올해 2급 자격증에 도전한다. 참고로 3급 천문지도사 연수는 해당 지역 지부에서 열리고 2급 연수부터는 본회에서 개최한다. 천문지도사 자격증 자체가 공신력이 있는 자격증은 아니다 보니 대부분 3급 취득 후 그만두거나 1-2년 후 2급을 따기는 하는데 나는 올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 신청하였다. 다행히 올해 우리 지부에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외롭지 않게 연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연수 장소는 대전에 위치한 한국천문연구원이었다. 사실 연수를 좀 늦게 신청해서 전날 장소를 통보받아서 부랴부랴 스케줄 조정해서 대전으로 향했다.

오자마자 열공

2급 연수는 약간 동호회 느낌이었던 3급 연수와 달리 상당히 힘들었다. 일단 전국 단위로 사람들이 오는 데다가 교재도 있고 시간에 어찌나 딱딱 맞춰 강의를 하시던지. 땡땡이는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원경 연수

강사님의 망원경인데, 왼쪽은 수동 12인치 돕소니안, 수공 제작한 망원경(흠좀무)이고 오른쪽은 요즘 최신식 사진까지 찍어준다는 망원경인데 폰으로 스택 한 사진을 막 전송해 준다. 심지어 초기 설정도 얼라인만 맞춰주면 된다고 하니 기술의 발전이 놀랍니다.


강사님이 보내주신 사진들


태양은 작은 쌍원경으로 찍었는데 어퍼컬로 찍다가 스마트폰 렌즈 태워 먹으셨다는… (태양 관측은 배테랑도 위험하다.)


한국천문연구원 안에는 누리호 관제실과 우주위험감지센터가 있었는데 운 좋게 허락을 받아 견학을 했다.

누리호 관제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고 봐도 뭔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쏘아 올린 누리호의 큐브들이 보낸 실시간 데이터(왼쪽)를 볼 수 있었다. 누리호의 큐브 모형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작은데 방향도 스스로 조절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해서 놀랐다.

우주위험감시센터

우주위험감지센터에서는 세계 각국에 퍼진 망원경들을 통해 우주에서 날아오는 파편이나 위성들을 감시한다고 한다.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우주위험감지센터 5 망원경)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이 사용된다고 한다.(오른쪽)


칼 같이 저녁 식사 후 관측 실습에 나섰다. 구름이 끼고 시상조차 좋지 않아 관측은 불가능했지만 망원경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2급 연수생들의 망원경 현황.JPG


2급 연수받을 정도면 일단 망원경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러 가기 망원경을 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 100만 원~1천만 원에 육박하는 다양한 망원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망원경의 세계

위의 두 망원경이 가장 많이 보는 굴절망원경인데 둘 중 하나가 경위대식 가대였는데 가물가물하다. 보통 굴절은 적도의식을 쓰는데 경위대식을 쓰는 분이 한 분 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 망원경은 아래 왼쪽 망원경인데 상당한 소형의, 하지만 엄청난 고가의(총 1천만 원), 파인더에까지 CCD를 연결한 사진용 망원경이었다. 배터리 물리고 차에서 푹 자고 일어나면 심우주를 잘 찍어서 폰으로 보내준다고…(부럽다)

아래 오른쪽 망원경은 내 것인데 10인치 수동 돕소니안이다. 설치하다 광축이 완전히 어긋났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어긋난 적이 없어서 당황하다 결국 도처에 있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광축을 맞추었다. 그리고 광축 맞추고 나니 연수가 끝남.(흑흑)


즐거운 연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였다. 별 보는 일에는 체력이 필수다. 방한장비 잘 준비하고 체력을 잘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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