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향 Sep 21. 2024

꽃은 우는 건지도

칼라


꽃잎 한 장 여는 동안

모든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다 썼다.

죽어 다시 태어날 그 의지까지 다 썼다.

한 장 한 장이 시가 아닌 적이 없고

유서가 아닌 적도 없다.

그러니 못생긴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동안

우리 모두 묵념을.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일.

그들을 한 장의 종이 위에 몰래 훔쳐 옮길 뿐이지만,

내 것이 아닌 생애에 대해서는 오늘도 기도를.


- 안리타, 꽃은 우는 건지도 몰라 중

매거진의 이전글 명상의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