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 그 어려움

by 수리향
여러분, 일상에서는 Normal은 쉽지만 수학에서의 Normal은 아주 어렵습니다.


아마 대수 교수님 말씀이었을 것이다. 대학교 시절 재미없었던 대수 수업에서 남은 것은 저 멘트 하나가 아니었을까. 우리가 아는 Normal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Normal

1. 보통의, 평범한, 정상적인

2. (정신 상태가) 정상인

3. 보통, 평균, 정상


수학에서의 Normal은 다음과 같은 때 쓰인다.

1. (위상) Normal Space

2. (선형대수) Normal Vector

3. (확률통계) Normal distribution


정의를 조금이라도 살펴보면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상태가 바로 Normal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장 간단한 Normal Vector만 해도 길이가 1인 벡터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계산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그렇게 엄격하게 다듬어진 Normal은 만드는 사람은 힘든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예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갑자기 Normal 이야기를 왜 하냐면, 나는 요즘 Normal이라는 것이 수학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무척 어려운 것이란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Normal을 미덕으로 삼는다. 이 Normal을 위해서 일생의 과업이 존재한다.


10대 :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간다.

20대 :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결혼한다.

30대 : 결혼해서 집도 마련하고 아이도 갖는다.

40대 : 열심히 일해서 승진한다.

50대 : 열심히 은퇴 준비를 한다.

60대 : 손주를 보며 즐거운 노후를 즐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려운 이것들이 평범함(Normal)의 기준이었다니. 문제는 80년대만 해도 너무나 쉽게 성취되었던 것들이 지금은 취직부터 막힌다는 것이다. 대학의 존재 이유가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늦추는 것인데 노동 인구가 이미 포화인 한국에서는 대학원을 나와도 진입이 쉽지 않다. 결국 모든 Normal 과업은 한 단계씩 뒤로 밀리거나 성취하지 못하게 된다.


한국에서 평범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부모님은 화병이 생기고 친척들과 주변 어르신들의 훈수 세례가 이어진다. 타인의 Normal하지 않음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자신의 Normal하지 않음에는 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화병과 우울증이 나날이 높아지는 한국 사회의 염증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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