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나와 시댁에 들리니 어머님께서 옛날에 끼던 반지를 내미신다. 그걸 어디둔지 몰라 종일 찾으셨다고 하신다.
뜬금없이 반지를 찾아 나를 주신 것처럼 어느날 또 문득 눈에 보이지않는 그 반지를 다시 찾느라 고생하실게 뻔해 어머니가 계속 끼고 계시라고 말렸지만 고집을 꺾지못하고 받아왔다.
*** 몇년전 친정엄마는 내가 싫다는데도 엄마가 아끼던 가방을 기어이 주시곤 바로 그 밤이 지나기 전 내게 전화를 걸으셨다. '갖고싶으면 엄마에게 달라고하지, 말도 없이 가져갔냐'는 엄마 말을 들으며ᆢ 그후로도 몇번이나 엄마가 아끼던 것들을 ' 우리 막내딸 주겠다'는 말과 '그거 네가 가져갔냐?'는 말을 번갈아들으며ᆢ
'우리딸 가져!' '아냐. 엄마가져!'의 여러차례 실랑이끝에 난 의사가 뭐라든 내겐 여전히 최고였던 엄마의 치매를 받아들였다.
*** 시어머님 반지는 결코 내가 끼고싶은 종류도 아닌데 어쩌면 앞으로 어머님은 또 불쑥 반지를 찾느라 잠을 설치시고 그리고 이제 나는 또 그걸 탐낸 며느리로 오해받을지도 모른다.
반지야 몇번이고 되가져다드림 그만이지만 그까짓 오해쯤이야 대수도 아니지만 툭하면 집에 있는 것도 없다시며 돈도 없고 쌀도 없다 하시는 시어머님이 그로인해 허허벌판에 선 기분이진 않으시길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