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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링수링 Jun 11. 2021

두 번째 스무 살

다시, 시작된 스물셋


콘서트에서 이문세 님이 자기는 지금 두 번째 서른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 표현이 얼마나 낭만적인지 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예순을 그렇게 표현하다니 정말 근사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두 번째 스무 살을 막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두 번째 스물세 살이다. 스물세 살의 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머릿속이 벅차 올라온다.


더 이상 어린 학생으로 오해받진 않으면서 어른 같은 스물다섯은 한참 멀었으니 그야말로 꽃다운 나이 스물세 살. 뭘 입어도 뭘 해도 예쁜 나이. 피부는 가장 아름답게 빛났고 머리도 많이 길러서 치렁치렁했던 그때.


학교 축제에 찾아온 성시경 님의 노래를 들으러 흙이 잔뜩 뭍은 앞치마를 하고서 친구랑 광장으로 뛰어나갔었다. 그때의 나는 그때의 내가 빛나는 줄 몰랐다.


지금은 그때와는 조금 다르다. 그때처럼 여전히 나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지만 내가 빛나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빛나는 모습은 스물셋의 반짝임과는 다르다. 더 빛나는 쪽이 더 잘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두 번째 스물셋은 첫 번째 스물셋과 같은 점이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지 않았다는 것과 무언가를 실패하더라도 괜찮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년의 시간 속에서 나는 나에게 좀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이다.

 

이제야 비로소 나다워지고 있는 두 번째 스무 살을 기록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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