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밤도 평안하길
(BGM- 아이유 '밤편지' / 혁오 '공드리')
일요일이 저물어가는 밤.
평소라면 다가오는 월요일을
온 몸과 마음으로 거부하는 나였겠지만
오늘은 '요일'보단 '생일'이라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와서인지
아니면 남편과 함께가 아닌 혼자 맞이하는 밤이라 그런지
다가올 월요일보단
오늘 밤에 더 마음이 기운다
혼자 있으면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나라서
남편은 나를 혼자 두는 날이면 늘 걱정하는데
3일 전 교통사고로 입원 중인 남편이
(사고가 크게 났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어요 그래도 병원에선 입원을 권유하더라구요)
자신의 몸보다 혼자 밤을 보내는 나를 더 걱정하는데
그 마음이 참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결혼 후 맞이하는 세 번째 생일이자
남편과 온전히 함께 하지 못한 첫 번째 생일.
병원 면회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사하며 돌아서는데 그만 눈물이 뿌엥 -
그런 나를 보며 귀여운 듯, 안쓰러워하는
남편의 눈을 보며 또 울컥,
이런 게 생이별 아니냐며, 속상해하는 나에게
'떨어져 있는 동안 서로를 더 애틋해하고, 만나면 더 소중하게 대하자'라며
우리 관계에 사랑을 한 스푼 더해주는 말을 건네는,
생일날인데 혼자 있지 말라며,
원래 함께 가려 계획했던 친구들과의 모임에
나 몰래 친구들과 짜고 써프라이즈 꽃다발을 전달해주는,
불편한 환경에, 힘든 상황에서도
혼자 있어 잠 못 이룰 내 밤을 걱정해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
- 23.08.20. 10:09 PM의 기록 -